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꺾이지 않는 美고용…‘산타랠리’ 실종[월스트리트in]

김상윤 기자I 2024.01.05 06:42:02

연준 조기금리 인하 기대감 약화
탄탄한 고용시장에 투자심리 뚝
10년물 국채금리 다시 4% 근접
투자 의견 또 하향에 애플 1.27%↓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뉴욕 3대 지수 중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과 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S&P)500지수가 또 하락 마감했다. 지난해 연말 9주 연속 랠리를 펼쳤던 것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달라졌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에 의구심이 커지면서 투심이 약화되는 분위기다.

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03% 오른 3만7440.34를 기록 했다. 반면 S&P500지수는 0.34% 내린 4688.68, 나스닥지수도 0.56% 하락한 1만4510.30에 거래를 마쳤다.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탄탄하다는 소식에 국채금리가 다시 오름세를 보이면서 증시에 부담이 되고 있다. 한때 3.8%를 밑돌았던 10년물 국채금리는 4%대에 가까워졌다. 오후 4시기준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9bp(1bp=0.01%포인트) 오른 3.997%를 기록 중이다. 30년물 국채금리도 9.7bp 오른 4.154%, 연준 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도 6.4bp 오른 4.382%에서 거래 중이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가 심각하게 모니터를 보며 투자동향을 파악하고 있다. (사진=AFP)
◇꺾이지 않는 美민간 고용..시장 예상치 웃돌아

이날 발표된 민간 고용 수치는 예상치를 웃돌면서 악재로 작용했다. 미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에 따르면 미국의 12월 민간 기업 고용은 전월 대비 16만4000개 늘었다. 이는 전월 증가폭(10만1000개) 대비 6만3000개가 더 늘어난 규모다. 시장 예상치(13만개)도 웃돌았다.

ADP 고용데이터는 미 정부가 집계한 공식 고용지표와 달리 표본수가 적어 신뢰도가 떨어지는 편이지만, 최근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시장이 더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3일 발표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는 “참가자들은 대체로 향후 정책을 결정할 때 신중하고 데이터에 의존하는 접근방식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며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향해 지속 가능하게 하락하고 있는 것이 분명해질 때까지 당분간 제약적인 수준을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는 것을 재확인했다”는 내용이 담기면서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잦아들고 있다.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의 민간고용 수치 추이 (그래픽=트레이딩이코노믹스)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감소하면서 고용시장이 여전히 탄탄한 모습을 보여줬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12월 24∼30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한 주 전보다 1만8천 건 줄어든 20만2000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 추정치(21만6000건) 보다 1만4000건 적은 규모다.

미국 정부의 공식보고서는 5일 발표된다. 시장에서는 12월 비농업일자리가 17만5000명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증가폭 (19만9000 만명) 보다는 적은 수치다. 실업률은 3.8%로 전월(3.7%) 소폭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 예상치에 부합한다면 투자자들은 안심을 하겠지만, 예상보다 뜨거운 수치가 나올 경우 투심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이 탄탄한 것은 ‘굿 뉴스’이지만 자칫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시킬 수 있기 때문에 시장은 뜨거운 고용시장을 원치 않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이트레이드의 크리스 라킨은 “만약 내일의 수치가 오늘처럼 강세를 보이고 미 경제가 계속 굴러가는 것으로 보이면, 연준이 왜 서둘러 금리를 인하를 서두르려고 했는지 이유가 궁금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 의견 또 하향에 애플 1.27%↓…국제유가 반등

개별주에서는 애플의 주가가 1.27% 또 하락했다. 올해 들어 5.7%나 떨어졌다. 바클레이즈가 애플에 대한 매도 의견을 낸 데 이어 파이퍼샌들러 역시 투자의 견을 기존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한단계 강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51센트(0.70%) 하락한 배럴당 72.1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중동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국제유가는 하루 만에 하락했다. 미국의 휘발유 재고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는 소식에 수요 둔화 우려가 커졌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휘발유 재고는 한 주간 1090만배럴 늘어난 2억3695만4000배럴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휘발유 재고가 4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크게 웃돈 것이다.

달러는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6개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09% 빠진 102.41을 기록 중이다.

유럽 증시는 상승 마감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600은 0.69%, 독일 DAX 지수와 프랑스 CAC 40 지수는 각각 0.48, 0.52% 상승했다. 영국 FTSE100지수는 0.53%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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