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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바이든 인프라의 '두 얼굴'…국채금리 또 뛰자 증시 약세

김정남 기자I 2021.03.31 07:36:22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AFP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약세를 보였다. 바이든 행정부의 천문학적인 인프라 투자 계획을 눈 앞에 두고 국채금리가 갑자기 급등한 탓이다.

장중 1.77% 이상 뛴 국채금리

30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31% 하락한 3만3066.9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32% 내린 3958.55에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11% 떨어진 1만3045.39를 기록했다. 반면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 2000 지수는 1.72% 상승한 2195.80을 나타냈다.

장 초반부터 증시를 달군 건 국채금리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한때 1.77% 이상까지 치솟았다(국채가격 하락). 1년2개월 만의 최고치다.

국채금리가 뛴 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 발표를 앞둔데 따른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일 ‘철의 도시’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를 방문한 자리에서 인프라 투자를 발표한다. 그 규모만 3조달러대로 예상된다. 이는 곧 시장의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했다. 1분기 마감을 앞두고 수익률 관리 차원에서 시장 참가자들이 국채를 일부 던진 것이다. 이날 증시 투자심리가 비교적 약했던 건 국채시장 약세가 영향을 미쳤다.

루퍼트 톰슨 킹스우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과 전세계 주요 국가들의 대규모 재정 부양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상당히 커지고 있다”며 “이는 주요 국가 국채 매도세를 부추길 것”이라고 했다.

이날 나온 경제지표는 호조를 보였다. 이는 동시에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울 수 있는 재료다. 컨퍼런스보드가 내놓은 이번달 소비자신뢰지수는 109.7을 기록했다. 1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96.8)를 큰 폭 웃돌았다. 미국 내 백신 접종이 워낙 광범위하게 이뤄지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다우존스 지수(S&P Dow Jones Indices) 등에 따르면 올해 1월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계절조정치)는 연율 기준 11.2% 급등했다. 2006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아케고스 파산 위기, 여진 지속

월가를 뒤집어놓은 아케고스 사태는 다소 잠잠했다. 아케고스와 거래를 거액이 물린 일부 투자은행(IB)들의 소식 정도만 전해졌다.

WSJ에 따르면 크레디트스위스(CS)는 32억달러(약 3조6000억원)의 손실을 볼 것이라고 베렌버그 은행은 추정했다. CS는 성명을 통해 “이번달 말 마감하는 올해 1분기 실적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는데, 그 구체적인 추정치가 나온 것이다. CS 주식예탁증서(ADR)는 전날 뉴욕 증시에서 11.50% 폭락한데 이어 이날 3.47% 내렸다. CS ADR은 사태가 발생한 지난 26일 이후 3거래일간 16.81% 고꾸라졌다.

노무라는 이미 “미국 고객사와 거래 과정에서 일어난 사태로 20억달러(약 2조3000억원) 손실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두 IB들의 손실액만 최소 6조원 이상이라는 계산이 가능하다. 노무라 ADR은 최근 3거래일간 16.04% 폭락했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는 5.45% 하락한 19.61을 기록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3% 상승한 1만5008.61에 거래를 마쳤다. 1만5000선 돌파는 이번이 처음이다. 전기차 사업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폭스바겐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1.2% 상승했고,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0.5%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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