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e슬기로운 투자생활]레버리지·인버스 ETF 수익률의 진실

이슬기 기자I 2020.04.10 05:30:00

코스피200지수 0.8% 내렸는데 인버스 ETF는 -12%
일종의 ‘복리효과’ 때문…변동성 클 수록 손해 커져
“요즘같은 변동장에 인버스˙레버리지 장투는 위험”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지수는 그대로인데 내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은 왜 -12%인 거야?’

최근 레버리지·인버스 ETF에 투자한 분들이 많이 하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지수는 투자했을 때랑 비슷한데 레버리지나 인버스 ETF의 손실은 10배 가까이 난다는 겁니다. 이건 ‘복리효과’ 때문인데요, 이런 변동성이 큰 장에서 레버리지·인버스 투자를 오래 하면 안되는 이유와도 직결됩니다. 오래 하면 할 수록 손실을 키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1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전일 코스피 200 지수는 245.61에 장을 마쳤습니다. 지난달 12일 코스피 200 지수가 247.62에 장을 마감했으니 당시 대비 단 2.01포인트, 0.8% 내린 셈입니다.

그런데 레버리지·인버스 ETF의 수익률은 조금 다릅니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252670)는 지난달 12일 종가가 8340원이었는데, 이날 종가는 7365원이었습니다. 손실이 무려 11.7%나 되는 겁니다. KODEX 레버리지(122630)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지난달 12일 종가가 9985원이었는데 이날 종가는 9390원입니다. 5.96%나 손실을 본 게 되죠. 지수는 전과 비슷한데 인버스건 레버리지건 ETF의 수익률은 모두 마이너스가 난 겁니다.

이런 일이 왜 일어나는 걸까요? 간단한 예를 들어 보죠. 코스피 지수가 오늘 100포인트라고 가정하고, 이 지수가 내일은 10% 하락하고 내일 모레엔 10% 상승했다고 생각해봅시다. 그럼 지수가 100포인트가 될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100에서 10%(10포인트) 하락하면 90포인트이고, 90포인트에서 10%(9포인트) 상승하면 99포인트이니까요.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변동 폭이 커지면 커질 수록 이 차이는 더 커집니다. 예컨대 지수가 100포인트 50% 하락했을 경우, 수익률을 다시 0으로 만들려면 50포인트에서 추가로 50포인트 더 상승해야 하니 다음날엔 100% 수익률을 올려야 합니다. 크게 움직이면 움직일 수록 손실을 회복하기가 어려워 지는 거죠.

그러니 일일 지수 변동폭의 두 배를 곱한 만큼 수익·손실이 돌아오는 레버리지·인버스 ETF는 변동성이 큰 장에선 오래 가지고 있으면 있을 수록 좋은 수익을 내기 어렵습니다. 손실 회복에 필요한 만큼 반등하지도 못했는데 다음날 다시 지수가 빠지면 누적 수익률 하락은 더 커지기만 하니까요.

예컨대 코스피 지수가 100포인트였을 때 레버리지ETF를 매수, 내일은 10% 빠지고 내일 모레 다시 10% 올랐다고 가정해보죠. 그러면 지수는 100-90-99가 되는데, 레버리지 ETF는 100-80-96이 됩니다. 지수가 1포인트 빠졌는데 레버리지 ETF로는 4%나 손해보는 거죠. 인버스 ETF도 마찬가지입니다. 100-120-96으로 4% 손해를 보게 되니까요.

물론 지수가 줄곧 한방향으로 움직이기만 한다면 그 방향으로 베팅한 레버리지·인버스 ETF의 수익률은 더 커집니다. 코스피 지수가 이틀 연속 10% 올랐다고 가정한다면(100-110-120), 레버리지 ETF의 수익률은 100-120-144가 됩니다. 즉 원래 지수보다 10포인트 이상 수익률을 추가로 올릴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인버스 ETF 역시 지수가 계속 내리기만 한다면 추가 수익률을 더 크게 얻을 수 있죠.

그러나 증권가에선 요즘같은 장세에서 한 방향으로 베팅하는 것은 오래할 수록 손실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하루에도 몇퍼센트씩 빠지는 변동성이 큰 장에선 자칫하면 손실을 회복할 새 없이 손실이 계속 누적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까닭입니다.

전균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레버리지·인버스 ETF의 경우 일간변동률의 2배수를 추종하기 때문에 투자기간 전체에 대한 누적 변동률과는 상이할 수 있다”며 “기초자산이 한 방향으로만 움직인다면 수익이 두 배가 날 순 있겠지만 정체구간에서는 기초지수보다 불리하기 때문에 단기투자가 적절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