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오해와 진실]시드니 뜨는 티웨이항공…‘패싱’ 진에어

이소현 기자I 2020.02.29 09:09:09

'코로나19' 위기 속 국토부 운수권 배분 결과
티웨이, LCC 최초 인천~시드니 노선 획득
진에어 1년 반째 제재..신규 노선 허가 제한 등
장거리 항공기 보유·운항 경험 유일해도 '빈손'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티웨이항공은 대박, 진에어는 쪽박”

국토교통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침체한 항공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진행한 올해 첫 운수권 배분 결과에 대한 항공업계의 평가다.

코로나19 확산에 항공업계가 비상인 가운데서도 티웨이항공(091810)은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가운데 최다 노선을 획득했다. 항공 수요가 회복할 때를 대비해 ‘실탄’을 마련한 것이다.

반면 진에어(272450)는 빈손이다. 2018년 조현민 당시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 논란이 불거진 후 외국인 임원 재직 이슈로 인해 1년 반째 신규 노선 허가 제한, 신규 항공기 등록 제한, 부정기편 운항 허가 제한 등이 포함된 국토부 제재를 받고 있어서다.

◇티웨이항공, 운수권 배분 LCC 중 최다성과

국토교통부는 지난 27일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지난 1년간 항공회담을 통해 확보한 운수권을 배분했다.

국적 LCC 중에 티웨이항공은 △인천~시드니(주1303석) △인천~키르키즈스탄(주2회) △인천~팔라우(주1회)를 포함해 △이원5자유(싱가포르) 주5단위 △중간5자유(싱가포르) 주7회 △태국이원5자유(아시아) 주7회 등을 배분받았다. LCC 중 최다 성과다.

가장 주목받은 것은 인천~시드니 ‘황금 노선’이다. 인천~시드니는 10시간 이상 걸리는 장거리 노선으로 장거리용 항공기를 보유한 FSC(풀서비스캐리어)의 전유물이었다. 해당 노선은 현재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 2곳 국적항공사가 주 14회 운항 중이다.

아시아 최대 LCC인 에어아시아의 인천~시드니 항공편을 이용하는 승객도 많았다. 단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프를 환승해야하는 경유편으로 불편함이 있었다. 티웨이항공이 인천~시드니 노선에 국적 LCC 중 최초로 직항편을 띄울 수 있게 되면서 승객들은 기존보다 저렴한 가격에 시드니 여행을 떠날 수 있게 됐다.

인천~시드니 노선에 거는 기대는 크다. 자유여행, 패키지여행, 어학연수, 취업 등의 항공 수요가 다양해 지난해에 탑승객은 44만4000여명에 달한다.

티웨이항공은 현재 B737-800NG(28대) 항공기만 보유하고 있다. 작년 B737-맥스 8 항공기 도입을 추진했지만, 전 세계적으로 추락 등 안전문제가 불거져 운항이 불허된 상태라 앞으로도 띄울 수 있을지 미지수다.

티웨이항공은 인천~시드니 노선 취항을 위해 앞으로 300석 규모 이상의 중장거리 항공기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중 중장거리용 항공기 도입과 관련한 의향서(LOI) 및 본 계약을 체결을 진행할 계획이다. A330 항공기 도입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티웨이항공 중장거리노선 취항은 고객들에게 항공여행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는 뜻깊은 일이 될 것”이라며 “지속성장 기반인 다양한 노선과 안전운항을 바탕으로 고객들이 원하는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과 관광산업 활성화에도 더욱 앞장서 나가겠다”고 말했다.

진에어 중대형 항공기 B777-200ER(사진=진에어)
◇진에어, 중장거리 항공기·운항 경험 有…운수권은 ‘패싱’

진에어는 이번 신규 운수권 배분에 참여했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도 ‘패싱’은 재현됐다. 이번에는 국토부가 코로나19 사태로 크게 침체한 항공업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운수권 배분은 신속하고 유연하게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터라 기대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티웨이항공이 획득한 노선 외에도 LCC 중에서 경합이 있었던 필리핀 마닐라 노선은 제주항공(089590)이 대구~마닐라(주1330석), 에어부산(298690)이 인천~마닐라(주190석), 플라이강원이 양양∼마닐라(주 1330석)를 각각 배분했다.

티웨이항공은 현재 중대형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도입하겠다는 계획으로 인천~시드니 노선 운수권을 획득했다.

진에어는 국적 LCC 중 유일하게 중대형 항공기(B777-200ER)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활용해 LCC 최초로 중장거리 노선인 인천~호주 케언즈와 장거리 노선인 인천~호놀룰루 노선을 운항한 경험이 있다. 진에어가 중장거리 노선 운영에서 경험치는 앞서지만, 신규 노선 허가 제한 등 국토부의 제재를 1년 반째 받고 있어 운수권 배분에서 제외된 점은 억울한 노릇이다.

앞서 진에어는 지난해 9월 항공법령 위반 재발방지 및 경영문화 개선 이행 내용을 담은 최종 보고서를 국토부에 제출하고 제재 해제를 공식 요청했다.

국토부 입장은 제자리걸음이다. 국토부는 “진에어의 경영문화 개선 자구계획이 충실히 이행되어 경영문화가 실질적으로 개선되었는지를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점검해나갈 예정”이라는 공식 입장만 되풀이 중이다.

티웨이항공 등이 운수권 확보를 비롯해 기단 확대에 나설 때 진에어는 경쟁 LCC와 점점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진에어는 작년 국적 LCC 중 유일하게 국제여객에서 공급석(-4.1%), 여객수(-6.1%), 탑승률(-1.8%) 모두 줄어 ‘트리플’ 위기를 겪었다. 작년 항공기 1대를 반납하면서 보유한 기재는 총 26대로, 이미 티웨이항공(28대)에 항공기 대수 기준으로 업계 2위 자리를 내줬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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