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VIEW]가치주로 눈을 돌릴 때

김유성 기자I 2021.02.23 05:00:00
스티브 브라이스(Steve Brice)최고투자전략가
[스티브 브라이스 스탠다드차타드그룹 최고투자전략가] 2021년에는 전반적으로 글로벌 주식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성장주를 선호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가치주를 주목하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향후 이익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의 주식을 성장주, 시장 대비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된 기업의 주식을 가치주라고 한다. 역사적 평균과 비교할 때 현재 글로벌 주식시장 전반의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대부분의 호재가 성장주를 중심으로 반영되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가치주가 부진을 만회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전례 없는 경기 침체 속에서도 성장주는 매우 뛰어난 성과를 보였다. 이는 두 가지 이유에 기인한다. 첫째, 성장주의 업종 구성을 보면 코로나19의 주된 수혜 업종인 IT, 경기소비재, 의료 및 커뮤니케이션 서비스가 전체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사실 코로나 대유행 상황에서 이보다 더 적합한 업종 구성은 없다고 생각될 정도다.

둘째, 기준금리 및 채권금리의 급격한 하락으로 주식 밸류에이션에서 미래 현금흐름을 할인하는 할인율이 낮아졌다. 이는 특히 향후 이익이 급격하게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성장주의 밸류에이션에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즉, 낮은 금리로 인해 성장주의 높은 밸류에이션이 정당화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반면 가치주의 경우 업종 구성이 불리하게 작용했다. 금융과 산업재가 가치주 지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에너지 업종은 전례 없이 급격한 속도로 진행되었던 경기 침체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바 있다.


올해 가치주 강세를 예상하는 근거는 경제 성장과 기대 인플레이션, 채권 금리라는 세 가지 요소에 있다. 이들은 가치주에 긍정적인 반면 성장주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글로벌 경제 성장세가 강해지는 환경에서는 성장의 희소성이 약화되기 때문에 소위 성장주가 가진 ‘성장’의 이점이 퇴색한다.

2021년에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감소세로 돌아서고 백신이 보급되면서 경제활동이 재개되고 경기가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전망한다. 초기 백신 접종 결과와 유럽, 미국, 일부 아시아 국가의 최근 신규 확진자 발생 추세만으로는 경기 회복의 정확한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세가 향후 수 개월 안에 정점을 찍고 경제 성장세가 좀 더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유럽과 미국의 재정 부양책도 경제 성장세를 한층 더 끌어올리는 잠재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편 자금조달 비용 상승을 막으려는 주요국 중앙 은행의 강력한 채권시장 개입 의지와 글로벌 시장의 충분한 유휴생산 능력을 고려하면 기대 인플레이션과 채권 금리가 급격하게 상승할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다.

인플레이션 및 채권 금리 상승이 제한된다 하더라도 2021년 가치주의 강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그 이유는 첫째, 2020년 가치주가 매우 부진했다는 점에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의 장기 추세 수준까지만 회복된다 하더라도 가치주가 향후 수 개월 간 성장주보다 상대적인 강세를 이어갈 수 있다.

둘째, 역사적 평균 대비로는 가치주의 밸류에이션도 부담스럽다고 생각될 수 있지만 현재 대부분의 애널리스트와 투자자들의 기대치가 낮다는 점에서 해당 기업들의 이익이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면 밸류에이션 부담이 쉽게 완화될 수 있다. 특히 성장주와 비교하면 밸류에이션이 매우 낮은 편이다.

마지막으로 가치주가 지난 20년 간 성장주보다 부진한 성과를 기록해온 탓에 글로벌 투자자들의 가치주 보유 비중이 낮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는 상황이 개선될 경우 잠재적 매도자보다 매수자의 숫자가 더 많을 것이라는 사실을 의미한다.

물론 이러한 예측이 엇나갈 수도 있다. 특히 코로나19 백신 실패로 또 다른 대유행과 함께 경제가 성장하지 못하고 채권 금리가 신저점으로 하락하는 시나리오가 발생한다면 가치주가 지속적으로 부진한 성과를 기록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투자자들의 성장주 선호가 지속될 것이다. 이에 대비해 성장주의 비중도 일정 정도는 유지할 필요가 있다.

2020년 3월의 저점 이후 가치주의 성과가 성장주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절대수익률 관점에서는 50% 상승하며 2020년의 하락폭을 대부분 만회하는 등 여전히 저력을 보여줬다. 아직 충분한 인기를 누리지 못하는 가치주의 보유 비중을 높이는 다각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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