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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억' 현금동원 가능 예비 청약자 몰렸다

강신우 기자I 2019.12.30 06:00:00
서울 강남 대치동 자이갤러리 내 마련된 ‘개포프레지던스자이’ 모델하우스에 예비청약자들이 모여있다.(사진=강신우 기자)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대출 안 된다는 건 다 알고 방문해 대출문의는 없습니다.”

지난 27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 대치동 자이갤러리 내 마련된 ‘개포프레지던스자이’(개포자이) 모델하우스 현장. 강남권 다른 모델하우스 개관일에 비해 한산한 분위기였지만 실상은 달랐다. 예약 건수만 7000건을 넘어 예비 청약자들의 방문시간대를 조절해야 했다. 분양 관계자는 “붐비는 것을 방지하고 여유롭게 모델하우스를 관람할 수 있도록 사전 예약제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개포자이는 ‘12·16대책’ 이후 15억원 초과 고가 아파트 대출을 전면 금지한 후 나온 첫 분양 단지다. 지난 1982년 입주한 58개 동 2840가구의 개포주공아파트 4단지를 재건축한다. 35개동에 최고 35층, 3375가구로 재탄생한다. 이중 일반분양 물량은 255가구다.

개포자이는 3.3㎡당 평균 분양가격이 주변시세 대비 ‘반값’에 불과하기 때문에 ‘로또청약’ 단지로 불린다. KB부동산 리브온 기준 개포동 인근 신축 아파트들의 3.3㎡당 매매가 8500만원이지만 개포자이는 4750만원에 불과하다. 84㎡(저층 기준) 평형 15억 7300만원으로 인근 아파트인 ‘디에이치아너 힐즈’와 ‘래미안블레스티지’가 같은 조건 기준으로 24억 5000만원(KB시세)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GS건설에 따르면 청약 당첨 시 약 9억원 가량의 시세 차익을 볼 수 있어 실거주자뿐만 아니라 투자 목적의 예비 청약자들도 큰 관심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다만 개포자이는 39㎡형 이상 평형대는 모두 9억원을 넘는다. 중도금과 잔금 대출이 아예 불가능하다. 15억원 이하의 평형대를 계약했어도 2년 후 입주 시점에 시세가 15억원을 초과하면 잔금대출이 금지된다. 이 때문에 계약 당시 대출 없이 잔금을 낼 수 있어야만 개포자이를 살 수 있다.

실거주 목적으로 모델하우스를 찾았다는 최모(상도동·37) 씨는 “자녀 양육을 위해 교육환경이 좋은 곳을 찾아보고 있었는데 15억원 초과는 기존 아파트는 팔아도 돈이 부족해 59㎡형을 청약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모(이촌동·62·여) 씨는 “무주택자여서 실거주 목적으로 청약을 알아보러 왔다”고 말했다. 최씨와 김씨 모두 대출 없이 집을 살 수 있는 예비 청약자들이다.

투자 목적으로 청약상담을 하는 예비청약자도 많았다. 상담창구 직원은 “1주택이 있으면 청약이 안 되는지, 추첨은 있는 지, 어떻게 하면 당첨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지 등 투자 목적으로 온 분들도 많다”며 “이들은 대체로 큰 평형대를 주로 문의했다”고 귀띔했다.

개포자이는 최근 1순위 마감한 위례신도시의 ‘호반써밋송파’와 청약 경쟁률(평균 25대1)이 비슷하거나 좀 더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개포지구 내 최대 규모(3000가구) 단일 브랜드 단지인데다 시세 차익이나 입지 면에서 비교적 우위에 있어서다.

분양 관계자는 “서울시내 대출이 안 되는 단지도 청약 경쟁률이나 가점이 계속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대부분 1순위에서 끝나기 때문에 서울 거주자가 아니면 청약 기회가 없는 만큼 개포자이의 청약 가점은 70점 이상 되어야만 안정권에 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포자이는 내년 1월2일 특별공급에 이어 3일 1순위 청약을 접수한다. 입주는 2023년 2월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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