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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충전소서 이력 관리”…LG엔솔, 환경 규제 대응 특허 출원

김은경 기자I 2024.02.28 06:00:00

배터리 정보 별도 서버에 수집…AI가 퇴화도 결정
“폐배터리 발생 늦춰…자원 보호·환경 영향 개선”
김동명 대표, 자동차전지사업부장 시절 직접 개발
‘EU 배터리법’ 등 글로벌 규제 선제 대응 목적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전기차 충전 스테이션에서 배터리 성능과 이력을 관리하는 내용의 특허를 출원했다. 배터리 수명을 연장하고 재사용 기간을 늘려 폐배터리 발생에 따른 환경 오염을 줄이는 것이 기술 개발 취지다. 최근 시행된 ‘유럽연합(EU) 배터리법’과 같은 글로벌 배터리 환경 규제에 발 빠르게 대응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 20일 서울의 한 전기차 주차장에 주차된 전기차에 충전기가 꽂혀 있다.(사진=연합뉴스)
28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지난달 ‘전기차 충전 스테이션을 이용한 배터리 성능관리 시스템 및 방법’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해당 시스템은 배터리 성능을 관리하는 별도의 서버가 여러 지역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 스테이션으로부터 배터리 식별정보와 운행 누적 정보, 성능 평가 정보 등을 네트워크를 통해 수집하는 방식이다. 서버는 다양한 정보를 입력받은 뒤 미리 학습된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배터리 퇴화도를 결정한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배터리 수명을 연장하고 양질의 배터리를 재사용할 수 있도록 관리, 평가해 사용기간을 늘리기 위한 특허”라며 “폐배터리로 배출되는 것을 지연시켜 궁극적으로 메탈 자원을 보호하고 환경 영향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관련 기술 확보를 위해 2020년 처음으로 특허를 출원했으며 이번에 권리 범위 확대를 위해 전략적으로 특허를 분할출원했다.

해당 특허는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가 과거 자동차전지사업부장 시절 직접 개발을 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배터리 업계에서 폐배터리가 중요한 광물 자원으로 인식되면서 배터리 입고 단계부터 상태 진단 결과와 등급 분류, 안정성 검사, 출고 이력까지 사용 후 배터리 전주기 정보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이력 정보 관리체계 구축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미 이러한 중요성을 선제적으로 인지하고 기술 개발에 뛰어든 셈이다.

무엇보다 최근 시행된 EU 배터리법 등 폐배터리 재활용을 위한 글로벌 환경 규제를 염두에 둔 것으로도 풀이된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시행된 EU 배터리법은 배터리 지속가능성을 향상하고 배터리 원재료에 대한 재활용 기준을 강화한 것이 골자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가 본격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폐배터리 급증으로 발생할 수 있는 환경오염과 자원 낭비 등을 사전에 대비하자는 취지다.

해당 법에 따르면 앞으로 전기차·경량운송수단(LMT) 배터리와 2kWh(킬로와트시) 이상인 산업용 배터리는 각각의 정보를 조회할 수 있는 ‘디지털 배터리 여권’을 도입해야 한다. 배터리 생산·소비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총량을 의미하는 탄소발자국 신고가 의무화되고 폐배터리 수거, 공급망 실사 의무화 등도 적용된다.

다만 법 시행 이후 시행령 격인 위임 규정 채택 등 절차가 남아 있고 사안별로 적용 시점이 달라 실제 기업의 부담이 강화되는 시점은 내년 이후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EU 배터리법의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제조사들은 배터리 재사용 기간을 늘릴 수 있는 다양한 기술 도입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LG에너지솔루션 충북 청주시 오창공장 전경.(사진=LG에너지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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