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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투자자의 이같은 ‘폭주’는 이미 지난주에 예고됐다. 올해 시작과 동시에 신규 투자자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자 선호도가 높은 키움증권의 경우 지난 8일 신규 계좌 5만3270좌가 개설돼 일간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9년 일평균 1870좌, 지난해 9110좌가 개설된 데 비하면 폭발적으로 증가한 셈이다. 시중 주요 증권사 4곳의 올해(1월 1~7일) 개설된 신규 계좌 26만6206건에 키움증권의 1~8일 수치까지 합하면 총 51만4297건이 개설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국내 투자자예탁금은 69조5474억원으로 지난해 말 65조5227억원에 비해 4조원 늘었다.
코스피 3000포인트 돌파 이후 주식시장이 시중에 떠도는 자금을 블랙홀처럼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 국내 주요 은행 5곳의 정기예금은 전월 대비 7조4765억원 줄어들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3분기(7~9월) 자금 순환표에 따르면 가계 및 비영리 단체의 장기 저축성 예금은 전 분기 대비 14조3700억원 가량 줄어들었다. 2009년 통계 개편 이후 가장 많이 감소했다. 이렇게 줄어든 어디로 갔는지 정확히 알 순 없지만 이중 일부는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이날 은행계좌에서 증권계좌로 돈을 옮기려는 수요가 순간 급증한 탓에 키움증권에선 이체 지연이 발생하기도 했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 지배구조 문제와 배당 관련 수익률도 높아지는 등 국내 주식시장 자체가 과거에 비해 개선되며 매력적인 자산이 됐다”며 “금리는 매우 낮은 수준으로 주식시장에 대한 수요는 가중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약보합으로 마감하긴 했지만 과열 우려는 여전하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개인 매수비중이 70%를 웃도는 가운데 대형주 주가 관성 심화와 장중 변동성 확대 등으로 단기 과열에 대한 경계심리가 확인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