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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플러스로 돌아선 성장률, 반등세 이을 전략 고민해야

논설 위원I 2020.10.28 06:00:00
코로나 사태 후 줄곧 추락하기만 하던 우리 경제의 성장률이 3분기에 처음으로 반등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 분기 대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분기 -1.3%, 2분기 -3.2%였으나 3분기에 1.9%로 상승했다. 8.15 광화문 집회를 계기로 코로나가 다시 확산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됐음에도 성장률이 플러스로 반전되게 한 일등공신은 수출이다. 자동차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15.6%나 증가해 민간 소비와 건설 투자의 부진을 상쇄시켰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국민적 우울감이 깊어가는 상황에서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3분기 성장률이 -1.3%로 아직 마이너스에 머무른데다가 국내외 여건이 녹록지 않아 추세적 경제회복을 낙관 하기 어렵다. 코로나 사태가 미국과 유럽에서 지난 봄 수준을 넘어 ‘통제불능’이라는 말이 들려올 정도로 극성스러워졌고 그로 인한 세계경제 회복 지연이 우리의 수출 길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어서다. 국내에서는 코로나가 비교적 잘 통제되고 있다지만 아직 불안한 상태인데다 경제활동 위축과 모든 부문의 부채 의존도 상승으로 인한 내수기반 약화가 경제 활성화에 장해가 되고 있다.

4분기에도 전 분기 대비 성장률이 플러스를 유지해 올해 연간 성장률이 마이너스 1%대에서 방어되리라는 것이 경제예측 기관들의 일반적 예상이다. 이 정도면 다른 나라들에 견주어 선방하고 있다고 할 만하다. 문제는 내년 이후다. 대외적으로 백신이 개발돼 코로나가 극복된다고 해도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등 주요국들이 코로나 대응 과정에서 느슨하게 푼 돈줄을 죄면서 시장금리가 상승하고 부채의 역습이 시작될 수도 있다. 국내에서는 내년이 현 정부 임기의 사실상 마지막 연도라는 점이 경제에 해로운 불확실성을 높일 것이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을 되새길 때다.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위기 이후 국가 간 경제력과 국력 차이를 좌우한다. 성장률 반등세를 이어갈 전략도 이런 관점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정부는 단기적 성장률 수치에 연연하기보다 부실을 걷어내고 지연된 구조조정과 규제완화를 서둘러 중장기적 성장기반을 굳건하게 다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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