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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존 정책 수준 이상의 뚜렷한 방향성을 제시하지 않았던 것이 시장의 실망감을 이끌어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의 별세 이후 후임 지명을 강행하고 있어 추가 경기부양책 통과를 둘러싼 갈등도 피할 수 없는 요소로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정책 공백에 대한 우려와 ‘혁신’ 없이 마친 테슬라 배터리데이, 계속되는 니콜라의 사기 의혹 등으로 인해 나타난 기술주 위주의 하락이 맞물린 셈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개인 투자 자금은 여전히 증시에 유입되고 있지만 차익 실현도 나타나고 있다”며 “이번 하락의 원인은 대부분 심리에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오는 30일부터 시작되는 추석 연휴를 앞둔 한 주, 시장의 눈은 29일(현지시간) 예정된 미국 대선 첫 TV 토론에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토론에는 코로나19, 경기부양책, 연방 대법원 인사 등이 논의될 예정이며, 현재 지지율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더욱 높게 점쳐지고 있다.
임혜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는지와는 별개로 선거 결과 발표 지연, 번복 등이 시장이 가장 크게 우려하는 부분”이라며 “대법관 임명을 둘러싼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부양책 협상 등에도 어려움이 있어 불확실성은 강화될 여지가 크다”고 설명했다.
정책의 힘으로 올랐던 시장인 만큼 다소 상승에 제동이 걸린 만큼 추이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상승세를 이어온 현 시장은 과거 ‘닷컴 버블’ 당시의 활황과도 흡사하다”며 “향후 5차 경기부양책 합의, 연준의 구체적 대책 등이 이달 내 실시될 가능성은 낮아 하락 변동성이 계속될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 증가, 대선 관련 불확실성 등이 대두되며 당분간 조정 국면이 불가피하다”며 “가격 매력이 다시 부각될 수 있는 코스피 지수 2200대 초반에서는 저가 매수로 대응하며, 향후 경기 회복 시 수혜가 큰 수출 분야 등을 볼 만하다”고 짚었다. 주목할 만한 업종으로는 반도체, 자동차 등 대형주를 꼽았다. NH투자증권이 제시한 이번 주 코스피 지수 밴드는 2220~2300포인트다.
한편 이번 주에는 미국 대선 토론뿐만이 아니라 △30일 중국 9월 구매자관리지수(PMI) △10월 1일 한국 9월 수출입 △2일 9월 ISM 제조업 지수 등 실물 경제를 가늠할 수 있는 경제지표 발표 역시 예정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