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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마자 걸렸네요” 나종욱 송파경찰서 교통안전계 4팀장(경위)이 말했다. 단속 개시 직후인 오후 8시 58분께 2차선에서 멈춰 섰던 파란색 포르쉐에서 서모(32)씨가 머리를 긁적이며 내렸다. 경찰에 이끌려 인도 쪽 차선으로 걸어나온 서씨는 휴대전화로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나서야 2차 음주 측정을 위해 경찰 앞에 섰다.
“풍선 불어보셨죠? 입에 물고 하시고요. 세게 5초 동안 불었을 때 멈추는 숫자가 측정값입니다” 서씨는 2차 음주 측정기에 대고 숨을 크게 내쉬었다. “더, 더, 더, 더, 더 부세요” 측정기에 표시된 서씨의 혈중 알콜 농도는 0.063%. 100일 면허정지 수준이다. 퇴근길 친구와 소주 1병을 나눠 마셨다던 서씨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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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9시 16분 두 번째 적발자가 나왔다. 이번에는 2차선에서 운전을 하던 조선족 황모(47)씨가 구형 아반떼에서 나와 인도 쪽으로 걸어왔다. 황씨는 경찰에게 “음주운전이 처음이다”며 “징역에 처해지는 것은 아니냐”고 걱정스레 물었다. 음주 측정이 처음이라던 황씨는 8번 시도 끝에야 음주측정을 할 수 있었다. 황씨의 혈중 알콜농도는 0.089%. 면허정지 수준이다.
경찰이 황씨의 인적사항 등 주취운전자정황진술보고서를 적고 있던 중 스파크를 몰던 홍모(29·여)씨가 2차 음주측정을 하기 위해 바깥쪽 차선 순찰차로 걸어왔다. 홍씨는 “소주 3잔밖에 먹지 않았다”며 2차 음주측정에 응했다. 홍씨의 혈중 알콜 농도는 0.116%. 면허취소 수준이었다.
나 팀장은 “원래 단속에 걸리면 다 소주 몇 잔 밖에 안마셨다고 둘러대는 게 보통”이라며 “그래도 최근에 측정거부 등 실랑이를 벌이는 사람은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 올림픽로 교통회관 앞에서 10시 20분까지 1시간 30분 정도 진행한 음주단속에서는 총 5명의 운전자가 적발됐다. 이중 2명은 혈중알콜농도가 0.05%를 밑돌아 훈방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음주운전 적발 건수는 2013년 26만9836건에서 작년 20만5187건으로 감소 추세지만 여전히 매년 20만건 이상 적발된다. 음주운전사고 사망자 수 또한 2013년 727명에서 작년 439명까지 감소하긴 했지만 400명 선에서 정체상태다.
음주단속 강화를 위해선 도로교통법 개정이 먼저다. 국토교통부는 2022년까지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절반 이상으로 줄인다는 목표아래 음주운전 단속 기준을 혈중알코올농도 0.05%에서 0.03%로 강화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상정했지만 해당 법안은 국회 행안위에서 우선 순위에 밀려 낮잠만 자고 있다. 지난 18대 국회에서도 같은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지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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