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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가 남긴 휴대전화 달력 앱을 보면 날짜마다 택배 물량이 적혀있다. 9월 하루 평균 배송량은 200개 수준이지만, 편차가 심해 추석 연휴 직전 260개까지 치솟고 숨지기 한 주를 앞두고는 300개, 420개를 맡은 날도 있었다.
김씨는 이날 배송을 새벽 4시30분까지 해야했으나 그래도 할당 물량을 채우지 못했다. 이 때문에 김씨는 계약한 대리점에 “너무 힘들다”며 특정 지역 물량을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의사도 밝힌다.
한진택배 측은 김씨가 지병이 있었다며 사망원인이 과로가 아니라는 취지의 해명을 했으나 김씨 가족들은 이같은 주장도 부인했다.
진경호 전국택배연대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이날ㄹ 열린 기자회견에서 “새벽 4시에 배송이 끝나는 이 참담한 현실을 노동부가 현장에 단 한 번이라도 나와서 실사한 적 있느냐”며 무대책으로 일관한 당국을 성토하기도 했다.
이날 국회 국정감사 현장에서도 택배 과로사 문제가 쟁점이 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환경부 산하 기관에 대한 국감을 진행하던 중 전체회의를 열어 쿠팡 물류센터 자회사인 풀필먼트 소속 전무에 대한 증인 채택을 의결했다. 쿠팡은 지난 12일 경북 칠곡 물류센터에서 20대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
그러나 CJ대한통운 대표이사와 한진택배 대표이사에 대한 증인 채택은 여야간 이견으로 불발됐다.
단 CJ대한통운은 강남물류센터에 대한 현장시찰이 21일 1시간 정도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