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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났습니다]②"방역·경제 지혜롭게 병행…현장목소리 경청해야"

함정선 기자I 2020.09.29 04:25:00

조흥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원장 인터뷰
코로나19 장기화 대비해 방역과 경제 병행 필요
“방역에 성공해야 경제 살릴 기반도 마련 가능”
거리두기 세분화, 데이터 쌓여 이제 가능하다 판단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경제와 방역을 이분법적으로 나눠 봐서는 안 됩니다. 전 세계 데이터를 살펴 보면. 방역을 잘해야 경제가 더 빨리 살아나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조흥식 원장 (사진=보건사회연구원 제공)


조흥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은 코로나19 방역과 현장에서의 괴리를 좁혀야만 방역과 경제를 병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확진자를 줄이겠다고 무조건 방역만 강화할 것이 아니라 정작 현장에서 고통을 받는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고 반영해야 방역이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한 조 원장은 현장을 반영한 방역을 펼쳐야 경제를 살릴 기반도 마련할 수 있다는 판단하고 있다. 조 원장은 “정밀한 분석을 통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방역 조치를 취해야 하고, 그래야 국민이 이를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하고 있어 방역과 경제를 지혜롭게 병행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봤다. 그는 “코로나19가 짧게는 1~2년 더 간다는 전문가도 있고 4~5년 더 간다는 쪽도 있다”며 “적어도 내년 말까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한다고 봐도 방역과 경제를 병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나마 다행인 것은 코로나19 2차 유행까지 겪으며 질병관리청이 어떤 집단이나 장소를 집중적으로 관리해야 확진자를 통제할 수 있는지 데이터나 자료를 충분히 축적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지난 8개월간 쌓은 데이터를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가 거리두기 단계를 세분화하는 것에 대해 조 원장은 이제는 방역 수칙이나 대응을 세분화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조 원장은 “처음 거리두기 세분화 논의 때는 이에 반대했다”며 “3단계로 돼 있는 거리두기를 세분화하면 기준은 명확해도 국민의 혼란이 커져 수용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며 “다만 이제는 충분한 데이터가 축적돼 거리두기를 세분화할 근거가 생겼으니 괜찮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애초 거리두기를 3단계로만 나눴으나 재유행이 확산하며 거리두기를 더 세분화해야 한다는 지적에 공감하고 있다. 단계별 수칙 간 차이가 크다 보니 1.5단계, 2.5단계와 같은 새로운 말들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조 원장은 “현재 거리두기 2단계에서 3단계로 가려면 2주 평균 일 확진자 수가 100명 이상이고, 1일 확진자가 2배로 늘어나는 더블링이 있어야 하며 사회적 의견까지 수렴해야 하는 등 기준이 너무 엄격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조 원장은 마지막 단계인 3단계를 적용하면 그 이후에는 더는 동원할 방역 수칙이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거리두기 3단계가 되면 사회가 사실상 락다운(봉쇄)되기 때문에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했다”며 “따라서 이를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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