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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21대 초선은 아쉬워…패기있는 초선들 들어와야"[총선人]

김기덕 기자I 2024.02.02 06:00:00

4·10 총선 동작을 예비후보로 5선 도전
‘지역구 관리 성적표’ 당무감사서 원외 1위
“여당, 대통령실에 끌려가면 안돼…민심 전달해야”
“총선 승리 열쇠는 공정 공천…인재가 관건”
교육 특구·사통팔달 교통망 등 공약 제시

[이데일리 김기덕 김형환 기자] 4선 출신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보수 진영을 대표하는 유력 정치인으로 통한다. 판사로 재직하다 2002년 정치권에 첫발을 들인 그는 정치권 신데렐라에서 명실상부한 전국구 정치인으로 우뚝 섰다. 직전 정부에서 야당인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를 맡아 정국 투쟁을 벌이며 ‘나다르크’(나경원+잔다르크 합성어)라는 별명이 생기기도 했으며, 현 윤석열 정부에서는 국정 최우선 과제를 다루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장관급)을 역임하기도 했다.

하지만 영광의 순간만큼이나 굴곡진 정치 인생도 함께였다. 2011년과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두 번이나 고배를 마셨으며, 2020년 21대 총선에서도 정치 신인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맞붙어 참패했다. 지난해 3·8 전당대회를 앞두고는 전국적 인지도를 바탕으로 당대표 선호도 1위를 차지했으나 대통령실과의 갈등을 겪으며 결국 중도 하차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보수 진영은 항상 위기 때마다 나 전 의원을 찾았다. 여당에게 결코 만만치 않은 이번 4·10 총선에서 서울 동작을 재탈환을 노리는 나 전 의원에게 거는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큰 이유이기도 하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26일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김태형 이데일리 기자)
지난달 26일 만난 나 전 의원에게 최근 불안한 당정관계에 대해 물었다. 그는 “집권여당은 대통령실에 너무 끌려가면 안 된다”며 “가장 중요한 역할은 민심을 대통령에게 바르게 전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의 국정 기조가 민심에 맞춰갈 수 있도록 여당에서 생생한 민생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정책 제언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총선의 승부처인 수도권 승리를 위한 선결 조건으로는 공정한 공천을 꼽았다. 그는 “여당이 의회에서 실력을 발휘하면서 제 역할을 하려면 우선 공천을 통해 행정 경험을 공유한 유능한 인재를 선발해야 한다”며 “선거를 위해 정치 경험이 없고 검증 안 된 사람을 일시적으로 수혈하면 결국 의회의 퀄리티가 낮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중앙 정치 무대에서 한 발짝 떨어져 지낸 지난 4년은 나 전 의원에게 어떤 시간이었을까. 그는 위기를 기회로 삼았다. 이 기간 지역 관리 성적표인 당무 감사에서도 원외 당협위원장 중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 본인을 ‘초코파이 정치인’이라고 소개했다. 청년들이 군대에 가기 전에는 사회에서 초코파이를 먹지 않았지만, 입대 후에는 가장 손이 가는 소중한 음식인 것처럼 본인이 그렇다는 설명이다.

나 전 의원은 “동작구 주민들이 예전에 제가 국회의원일 때는 소중함을 몰랐지만 최근에 만나면 ‘그때가 좋았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며 “22대 국회에 입성하면 동작구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나 전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22대 총선에서 동작을에서 국회의원 5선에 도전하신다. 민심은 어떤가.

△동작구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높은 곳이다. 다만 현장을 다니며 시민들을 만나면 정당 지지율과 인물(후보)에 대한 호감도는 다른 것으로 보인다.

-결국 수도권 승리가 가장 중요하다. 판세는 어떻게 보는가.

△당에서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취임 이후 여당에 대한 민심이 좋아졌다고 한다. 다만 아직 체감하기 어려운 것도 현실이다. 과거에는 선거운동을 하면 시민들이 싫어도 표현을 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지지자도 많지만 냉랭하게 의사 표현을 하는 분도 적지 않다. 아직은 (여당 입당에서) 녹록지 않은 곳이 수도권이다.

-4·10 총선에서 국민의힘 의석수는 어떻게 예상하는가.

△서울을 기준으로 총 49석을 다 차지하고 싶지만 사실 과반 이상 차지하기가 녹록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아직 후보자가 결정된 곳이 많지 않다. 공천 과정에서 잡음이 없고, 국민들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는지가 최대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동일 지역구 3선 의원인 중진에게 감점을 주는 페널티 방안을 제시했다.

△중진들을 무조건 물갈이하거나 경선에 배제하는 것은 옳지 않다. 경륜과 경험도 중요하다. 이런 것이 사라지면서 정치가 극단화되고 갈등이 첨예화하면서 여야의 대화가 단절됐다. 다만 중진에게 (아무 페널티 없이) 무조건 그대로 기회를 주면 초선이 나올 수 없다. 초선을 위해 공정한 수준으로 중진에게 불이익을 주고 공정한 경기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적절한 조화가 필요하다.

-국민의힘 소속으로 21대 국회에 입성한 초선들의 비중은 약 60%다. 이들이 이익집단의 모습을 보였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초선들의 모습은 역대 초선들의 모습과 다른 부분이 분명히 있다. 그런 점은 아쉽다. (22대 국회에서는) 패기있는 초선들의 모습을 기대한다.

-대통령 지지율이 정체된 가장 큰 이유를 뭐라고 보는지.

△윤석열 대통령의 정책 기조는 좋다. 다만 보이지 않는 유리 천장이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대통령제의 태생적 한계가 있기도 하다. 개헌이 필요한데 의회가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추진 동력에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제3당의 빅텐트가 총선에 영향을 줄지 관심이다.

△제3지대에 나서는 인물들의 추구하는 가치가 같지 않다. 추구하는 가치가 반윤(반윤석열)이나 반이재명이라면 그것이 과연 가치라 할 수 있을지에 의문이 든다. 양당에서 답답함을 가진 인물들이 연대한다는 것인데 정당은 공통 가치나 철학을 공유해야 한다. 국회의원 배지를 달기 위해 연대를 한다면 결국 선거가 끝나고 이합집산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작구 공약을 자세히 설명해주신다면.

△동작구민들은 교육시설이 더 많아지면 이 지역에 살고 싶어한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과학 중점학교 육성이나 학군 조정 문제, 학원가 유치가 시급하다. 또 사통팔달 교통망 구축이다. 이수 복합터널을 기본 계획을 원내대표 시절에 만들었는데 지난 4년간 진도가 전혀 나가지 않았다.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과 만나 관련 논의를 했다. 또 걸어서 15분 이내에 도서관, 공연장, 복지관, 체육시설 등을 조성해 살기 좋은 ‘15분 도시’ 동작구를 만들겠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6일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김태형 이데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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