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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표팀은 지난 21일 잉글랜드와의 첫 경기에서 서로 어깨동무를 한 채 국가 제창을 거부하는 ‘침묵 시위’를 펼쳐 국제 사회의 이슈가 됐다. 그러나 25일 웨일스와의 2차전에서의 풍경은 사뭇 달라졌다. 여전히 입을 다문 선수들도 있었지만, 몇몇은 국가에 맞춰 작게 읊조렸고 일부는 적극적으로 따라부르기도 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는 이란혁명수비대(IRCG)가 잉글랜드전이 끝난 뒤 선수들을 소집해 강하게 압박했기 때문이다. 당초 이란 정부는 1차전을 앞두고 축구팀에게 큰 보상과 자동차 선물 등을 약속했지만, 국가 제창 거부의 수모를 겪자 곧바로 선수와 그 가족들에게 위협을 가하기 시작했다는 제보도 이어졌다. 현재 이란 선수단은 IRCG 소속 요원 10여 명의 감시 속에 외부인과의 접촉이 차단된 상태로 전해졌다.
카타르에서는 이란 선수단을 향한 지지가 잇따르고 있지만, 고국으로 돌아가면 반정부 행위자로 분류돼 징역은 물론 최악의 경우 처형 가능성까지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란 선수들이 국가 제창을 거부한 건 이란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성 해방 시위를 지지하는 차원이다. 앞서 9월 중순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구금된 마흐사 아미니(22)가 사흘만에 의문사했고, 이를 계기로 촉발된 시위가 두 달 여간 지속되고 있다. 외신은 이번 시위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정권이 40년 만에 마주한 최대 규모의 반발이라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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