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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진출한 K워터…‘미네랄’ 승부수

김무연 기자I 2020.11.13 05:00:00

양사 모두 5위안 이상 프리미엄 생수 시장 공략 나서
오리온, 제주도 용암수 사용…수원 차별성 강조
농심, 20년 中 사업으로 유통망 강력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국내 식품업계가 중국 생수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급성장하는 중국 생수 시장에 안착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서다. 특히 중국 현지 업체가 중저가 생수 시장에 집중하는 걸 고려해 해외 브랜드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프리미엄 미네랄워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리온 ‘제주 용암수’와 농심 ‘백산수’(사진=각 사)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지난 6월부터 중국 상하이·베이징·광저우 등 편의점과 대형마트, 자동판매기 등에서 자사 생수 제품인 ‘제주 용암수’를 판매하고 있다. 지난 10일까지 열린 중국 최대 규모 제3회 중국 국제수입박람회(CIIE)에 참가해 제주 용암수를 알리는데 집중했다. 오리온은 내년부터 중국 생수사업을 본격화하면서 시장 확대를 모색할 방침이다.

농심은 지난 2015년 2000억원을 투자해 중국 길림성에 생수 공장을 짓고 중국 전역에 ‘백산수’ 판매를 시작했다. 지난해 중국 매출 3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1% 늘었다. 최근엔 백산수배 시니어 국가대항 바둑대회를 창설하며 스포츠 마케팅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 중국 생수 시장의 규모는 약 34조 원에 달한다. 우리나라 생수 시장 규모가 1조원 규모인 것을 고려하면 중국 시장에서 소폭의 점유율만으로도 상당한 매출을 올릴 수 있단 계산이다. 여기에 중국 생수 시장은 연평균 10.8% 성장률을 보이고 있어 성장 가능성도 높다.

제3회 중국 국제수입박람회 내 오리온 부스 이미지(사진=중국 국제수입박람회)
다만 중국 현지 생수 시장의 점유율은 대부분 중국 업체가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프로스트앤설리반(Frost & Sullivan)에 따르면 중국 생수 시장은 점유율 21%를 보유한 ‘농부산천’을 필두로 ‘이보’, ‘와하하’, ‘강사부’, ‘백수산’ 등 5개 브랜드가 시장의 56%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시장을 기타 현지 군소 업체와 글로벌 브랜드가 나눠 갖는 구조다.

우리나라 식품업체들은 중국 대형 5사가 장악한 저가형 시장보다는 중산층 소비가 두드러지는 고급형 미네랄워터 시장을 노리고 있다. 현지 소비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프리미엄 생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불순물만 제거한 저가형 정제수 시장이 향후 5년간 11% 성장하는 데 반해 미네랄 등을 포함한 프리미엄 생수 시장 규모는 15% 커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오리온과 농심은 각각 5위안 이상의 프리미엄 생수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중국 현지에서 미네랄워터는 병당 2위안~13위안까지 다양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데, 병당 5위안 이상인 미네랄워터는 고급 생수로 인식되고 있다. 주로 ‘페리에’, ‘에비앙’ 등 고급 생수가 프리미엄 상품군에 포진해 있다.

중국 길림성 ‘백산수’ 공장(사진=농심)
오리온은 수원(水原)의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다. 오리온은 제주도 현무암에서 자연 여과된 칼슘, 칼륨, 마그네슘 등 미네랄을 선택 추출해서 천연수와 합치는 방식으로 용암수를 생산하고 있다. 용암수는 바닷물이 화산암반층에 의해 자연 여과된 뒤 육지의 지하로 스며든 물로 일반 생수 대비 칼슘과 마그네슘 등 미네랄 함량이 2~13배 높은 것이 특징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중국 현지에서도 미네랄 등 생수에 함유된 성분을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라면서 “자사의 제주 용암수는 수원 자체가 차별화 포인트로, 이 점을 소비자들에게 적극 알릴 예정”이라고 했다.

농심도 중국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지난해 중국 백산수 매출은 300억원 수준으로 국내 포함 전체 백산수 매출의 약 37%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낮지 않은 데다, 백산수 중국 현지 공장 가동 이후 백산수 매출이 현지에서 66%나 증가한 덕분이다.

농심은 지난 20년간 다져온 중국 현지 유통망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현재는 동북 3성이나 상하이 등 동부 해안 대도시 위주로 판매를 전개하고 있지만 곧 중국 전역으로 판매처를 확대할 예정이다. 농심 관계자는 “백산수는 현지 공장에서 생산해 판매하므로 유통이 용이하다는 강점이 있다”라며 “깨끗하고 안전한 생수를 찾는 소비자들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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