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준의 中企탐구] 코로나發 리쇼어링? "글로벌화는 계속"

김호준 기자I 2020.05.30 08:00:24
벤틀리모터스가 지난 11일부터 영국 크루 본사 공장의 생산을 재개했다고 13일 밝혔다. 사진은 ‘Come Back Stronger’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가운데 마스크를 쓰고 작업하는 크루 공장 작업자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대한민국 기업의 99%는 중소기업입니다. 우리 중소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빠르게 적응하면서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을 이끄는 주체로 다시 태어나고 있습니다. 이에 최신 해외 중소기업계 동향과 분야별 이슈를 쉽게 정리하는 <김호준의 中企탐구>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코로나19 이후 리쇼어링과 글로벌 가치사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리쇼어링’(본국 회귀)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제조업 분야 ‘글로벌 가치사슬’(GVC)이 붕괴하면서, 국내에 안정적인 산업 기반을 마련해야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우리 정부가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유턴법)을 시행한 2013년 12월 이후 현재까지 국내로 유턴한 기업은 70곳에 불과합니다. 연 평균 10개가량이죠. 미국 1600개(2010~2016년), 유럽연합(EU) 160개(2016~2018년), 일본 724개(2015년)와 대비됩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3월 개정된 유턴법을 시행하면서 종전 고용 및 산업위기지역이나 신설투자 유턴기업에만 적용하던 법인세 최대 7년 감면(5년 100%+2년 50%) 혜택을 증설 투자 유턴기업에도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제조업 외에 지식서비스산업·정보통신업도 조세감면 등 관련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국·공유지 사용특례도 신설했습니다.

정부가 리쇼어링을 추진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팬데믹 또는 기타 외부 충격에 의한 산업 위기를 완화시키기 위함입니다. 이는 우리나라뿐만이 아닙니다.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은 ‘아메리카 메이크스(America Makes)’ 정책을 통해 주요 의료 제품을 자국에서 생산한다는 정책을 펼치고 있고, ‘국립적층제조혁신연구소’는 3D 프린팅을 통해 의료 제품 공급 부족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한국 역시 코로나19 이후 마스크, 손소독제 기업에 스마트공장을 도입해 생산량을 늘린 경험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같은 리쇼어링이 반드시 ‘역(逆)글로벌화’를 뜻하는 건 아니라는 게 산업계의 중론입니다. 기업 전략 재검토 및 위험 완화 차원에서 리쇼어링을 고려할 수 있지만, 수십년을 거쳐 만들어진 글로벌 가치사슬을 몇 년 이내에 바꾸기란 쉽지 않다는 뜻이죠.

무엇보다 기업들이 리쇼어링을 어려워하는 이유는 인건비입니다. 전자제품이나 의류 등 노동집약적 산업에서는 특히 그렇죠. 즉, 리쇼어링을 유도할 수 있는 노동·환경 분야의 획기적인 정부 정책 변화가 없으면 기업 입장에서 이를 추진하기가 어렵다는 뜻입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코로나19가 종식되면 리쇼어링 이야기도 쏙 들어갈 것 같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각국 정부는 무작정 리쇼어링만 외칠 것이 아니라 확실한 인센티브를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국가간 물품 및 인력의 자유로운 이동, 스마트제조혁신, 보호무역주의 타파 등 글로벌 가치사슬망을 더 공고히 할 수 있는 여러 국제 협력도 병행해야겠죠.

리쇼어링은 목표가 아니라 국가 산업 기반을 튼튼히 다질 수 있는 하나의 방안으로 검토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코로나19` 비상

- 전국 교정 시설 코로나 누적 확진자 1238명…동부구치소 10명 추가 - “담배 피우고 싶어”…코로나 격리 군인, 3층서 탈출하다 추락 - 주 평균 확진자 632명, 거리두기 완화 기대 커졌지만…BTJ열방센터 등 '변수'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