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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자연의 맛을 그대로 품은 '봉평메밀국수'

강경록 기자I 2017.04.14 05:59:55
강원도 평창의 메밀국수 전문점 미가연이 최근 새롭게 개발한 ‘이대팔 쓴메밀국수’.


[글·사진=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강원도 평창의 봉평은 ‘메밀꽃 필 무렵’을 쓴 이효석의 고향이다. 봉평은 그래서 메밀의 고장이라 부른다. 메밀은 과거 한국인이 국수로 만들어 먹었던 원재료였다. 이것이 1960년대 밀가루가 대량 수입되면서 주인자리를 내주게 됐다. 대표적인 음식이 바로 냉면과 막국수다. 막국수에는 겉껍질과 속메밀을 섞은 ‘마구’란 뜻과 메밀의 예민한 성질 때문에 ‘방금 만든 국수’란 두 가지 의미가 들어 있다. 평양에서는 냉면 중에 겉껍질을 넣은 국수를 ‘막국수’라 했다.

강원 막국수는 화전민이 주로 먹던 음식이다. 한국전쟁 이후 막국수를 파는 식당이 등장한 뒤 1970년대 초 화전민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알려졌다. 1970년 소양강댐 공사로 전국에서 몰려든 노동자들은 저렴하고 맛있고 소화가 잘되는 막국수를 좋아했다.

종류도 다양하다. 크게 보면 영동의 겉껍질과 속메밀을 섞어 뽑은 ‘겉메밀 면발’과 영서의 ‘속메밀 면발’로 구분한다. 동치미맛이 살아 있고, 메밀의 수분이 적당하고, 봄기운이 따사한 요즘이 막국수 먹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다.

영양도 풍부하다. 다른 곡류에 비해 단백질 함량이 높고 무기질과 비타민이 풍부하다. 특히 메밀을 건강식품의 반열에 올린 것은 ‘루틴’이란 항산화물질이다. 고혈압·고지혈증·당뇨 등에 효과가 탁월하다. 또 칼로리가 낮고 섬유질이 많아 다이어트에도 좋다.

봉평에는 막국수 맛집이 많다. 겉메밀이 섞인 꺼뭇한 색의 메밀국수는 메밀 고유의 맛이 살아 있다. 채소와 과일을 넣어 산도와 단맛이 동시에 나는 강한 국물을 쓴다. 고명으로 양배추·상추 등을 쓰는 것도 특징이다. 막국수와 함께 메밀전병을 파는 것도 이 지역 막국수집의 공통점이다. 그중 ‘현대막국수’는 자타가 인정하는 봉평 최고의 막국수집이다. ‘미가연’은 메밀싹 육회, 메밀싹 비빔밥, 메밀싹 육회 비빔국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까치머리 오봉순’으로 더 유명한 오숙희 씨가 직접 개발했다. 최근에는 일반 메밀보다 루틴(비타민P)이 70배나 많은 쓴메밀을 이용해 ‘이대팔 쓴메밀국수’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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