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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우의 닥치Go]황교익은 왜 ‘투플한우’를 맛없다고 할까?

강신우 기자I 2019.04.27 08:00:00

황교익 맛칼럼니스트 인터뷰(영상)
투플 등심 vs 3등급 숙성 등심
"소등급제, 민간자율에 맡겨야"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왜 시장의 기회를 국가가 박탈하느냐. 특정한 것만 시장에서 살아남게끔 강제해선 안 된다.”

(사진=유튜브 ‘강신우의 닥치Go’ 영상 캡처)
‘까칠한’ 음식 평론가이자 악식가인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줄여서 ‘황교익’)가 축산물등급제(소등급제)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현행 소 등급제는 “반헌법적”이며 “자본주의 질서를 위배”하고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운영원칙을 배반하는 일”이라고 했다.

현행 소 등급제는 5단계이다. 1++, 1+, 1, 2, 3등급까지 있다. 육질 등급이라고도 한다. 근육 안에 낀 기름(근내지방), 일명 ‘마블링’이 많을수록 1++ (투플러스)등급을 받기 쉽다. 시장에 가면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고기가 1등급 이상의 고기다. 의외로 2, 3등급을 찾기란 쉽지가 않다. 소 등급제를 26년간 시행해 오면서 마블링이 많은 소만 생산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황교익은 1++ 등급의 한우등심을 ‘기름 고기’라고 부른다. 기름 고기는 기름 맛으로 먹을 뿐, 살코기의 맛과 풍미는 기름 맛과 향에 묻혀 미각으로 잡을 수 없다고 했다.

(사진=축산물품질평가원)
기름고기는 어떻게 만들어 낼까? 풀만 먹는 초식동물, 소는 20년을 산다. 그러나 24개월만 자라면 어른 소가 된다. 시장에 내다 팔 수 있다. 팔기 전에 축산물품질평가원을 통해 등급 판정을 받아야 한다. 국가가 정해 놓은 5단계 틀 안에서 마블링이 많을수록 높은 등급을 받는다. 1++ 등급과 3등급의 소 값 차이는 최대 40%이다.

오는 12월부터 시행하는 개정 소고기등급제. 1++등급을 한 단계 낮췄다. 정부는 옥수수 사료 먹이는 개월 수가 줄어 비용 절감효과와 함께 소매 단가도 낮아질 것으로 기대한다.(사진=축산물품질평가원)
소 키우는 입장에서 풀만 먹인 어른 소를 팔면 돈을 못 버는 구조다. 돈을 벌려면 어른 소를 곧바로 시장에 내놓지 말고 6개월간 옥수수 사료를 먹여 뚱뚱한 소로 만들어야 한다. 사료 값 등 생산비가 6개월이나 더 나가지만 1++ 등급을 받을 수 있어 6개월 더 키운 비용을 보상받을 수 있다. 시장에서도 1등급 이상 소고기를 더 선호하기 때문에 잘 팔린다. 황교익은 “소 근육 안에 지방을 채우려다 보니까 곡물사료 먹여야 하고 오래 키워야 한다. 풀 먹고 잘 자란 소는 3등급을 받을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황교익과 함께 투플 등심과 3등급 숙성 등심을 먹어봤다. 그는 투플 등심이 맛없다고 했다. 그는 둘의 맛 차이는 ‘기름 맛’과 ‘고기 맛’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고기의 질감과 선도에 따른 풍미 등이 잘 어우러져야 하는데 근내지방이 많이 낀 투플 등심은 그냥 입에서 녹아 없어진다. 기름 고기는 다섯 점만 먹어도 질린다고 했다.

(사진=유튜브 ‘강신우의 닥치Go’ 영상 캡처)
반면 3등급 숙성등심은 오래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고 했다. 처음엔 ‘신맛’이 나지만 끝으로 갈수록 ‘감칠맛’이 난다고 했다. 고기를 씹을수록 입안에서 풍미가 퍼진다. 숙성은 보통 1등급 이하의 고기로 한다. 살코기가 많은 고기는 질겨 질감을 좀 더 부드럽게 하고 풍미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황교익은 “정부 기관이 나서서 소고기 등급을 매겨서는 안 된다. 소비자의 입맛을 존중하고 각 농가와 업체가 다양한 한우 맛을 자랑할 수 있는 시장을 개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마블링 고기가 더 맛있다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있다. 그분들에게 투플 등심과 3등급 숙성 등심을 비교 시식하는 제안을 하고 싶다”고 했다.

▼영상은 ‘3등급 소고기’ 집에서 맛있게 숙성해서 먹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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