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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경제전문매체 CNBC방송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사진 왼쪽) 미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오후 백악관에서 미 축산업자들이 배석한 가운데 미국산 소고기의 EU 수출을 확대하는 내용의 합의문에 최종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 후 브리핑에서 EU 측에 감사의 뜻을 표하면서 “이번 협정은 양측간 무역장벽을 낮추는 것은 물론, 미국 축산업자와 유럽 소비자 모두의 위대한 승리”라고 규정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EU의 연간 ‘성장 호르몬을 주사하지 않은’ 소고기 수입 쿼터 4만5000톤(t) 가운데 약 80%인 3만5000t이 미국산으로 채워지게 된다. 이를 위해 향후 7년간 미국산 소고기의 EU 수출은 점진적으로 늘어나는 반면, 이에 발맞춰 우루과이·호주·아르헨티나 등의 소고기 수출은 줄어들게 된다. 그 결과 매년 EU로 수출되는 미국산 소고기 규모는 종전 1억5000만달러에서 4억2000만달러로 거의 3배 가까이 커진다. 이와 관련, AP통신은 “미국산 소고기의 EU 수출은 첫해에만 46% 급증하게 된다”고 썼다.
이번 합의는 양측 간 무역긴장을 다소나마 낮추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EU는 수입산 자동차 관세 문제 등을 놓고 무역협상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나온 합의라는 점에서다. 특히 최근 프랑스가 페이스북·구글·아마존 등 미 정보기술(IT) 기업들에 ‘디지털세’를 부과한 데 대해 미국은 프랑스산 와인에 보복관세를 매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기도 하다.
중국을 향한 ‘보여주기식’ 압박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전날(1일)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미 대선을 앞두고 ‘시간 끌기’에 나선 중국을 향해 9월1일부터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EU처럼 전향적인 태도변화에 나설 경우 관대한 대응으로 일관하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내비친 것일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브리핑 도중 갑자기 “EU가 미국으로 들어오는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 차량에 25% 관세를 내는 데 합의하는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가, 곧바로 “농담”이라며 “그들(EU)이 조금 걱정이 되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