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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 가격잡을 묘수 될까…품목·판매자 보강해야

신수정 기자I 2024.04.19 05:45:00

[밥상물가잡기 묘수없나]
공간 제약 없이 전국 단위에서 농산물 거래
유통과정 2~3단계로 줄어 비용 감소
판매자, 품목 확대 통해 시장 활성화 과제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온라인 도매시장을 통하면 생산농가에서 구매자까지 가는 과정이 2~3단계 줄어들게 돼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시장 안팎에선 온라인 도매시장을 활성화하려면 취급 품목 확대뿐만 아니라 이용자 증가를 위한 가입 문턱을 대폭 낮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존 도매시장과 온라인도매시장 비교. (자료=농림축산식품부)
1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전국 단위 온라인도매시장에서는 첫 거래가 이뤄진 지난해 10월 셋째주부터 이달 17일까지 청과물과 계란·돼지고기, 쌀 등 45개 품목·7988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총 1만 5766t(437억 4400만원)으로 하루 평균 43건·85t(2억 3600만원) 수준으로 꾸준히 거래가 증가하는 추세다.

온라인도매시장의 가장 큰 변화는 유통 단계의 감소다. 출하자가 도매법인과 중도매인을 거쳐 구매자에게 가는 기존 오프라인 시장의 4단계 과정이 2~3단계로 줄어들게 된다. 예를 들어 산지에서 도매법인을 거쳐 소비자로 가거나 도매법인 대신 중도매인을 거쳐 바로 소비자에게 연결되는 방식이다. 산지에서 곧바로 실구매자에게 전달되는 직접거래 비중이 70%에 육박한다.

온라인 도매시장을 이용 중인 한 소매 사업자는 “예전엔 직거래를 하기 위해 산지를 직접 방문하거나 지역 농협 등을 통해 연락을 돌려야 했다”며 “온라인 도매시장 오픈 이후 판매자 검색이 조금 더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상품을 손쉽게 구경할 수 있는데다 정보획득에 필요한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가장 좋다”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생산자인 농가는 온라인을 통해 다양한 출하처를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예약과 발주거래 등으로 다양한 거래방식을 취할 수 있어 보다 좋은 값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소비자 역시 이 같은 비용 감소에 따라 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농식품부는 거래 분석 결과 기존 도매시장 대비 농가 수취가는 4.3% 상승하고, 출하·도매 단계 비용은 9.9% 절감하는 효과도 확인됐다. 농가소득은 늘고 소비자 가격은 내려갔다는 의미다.

오프라인 시장 대비 저렴한 거래 수수료도 이점이다. 기존 수수료는 시장사용료의 0.5%(가락시장 0.55%)였지만 온라인도매시장 플랫폼사용료는 0.3%다. 정산수수료도 기존 0.4%에서 0.2%로, 위탁수수료도 최대 7%(청과)에서 5%로 인하된다.

다만 시장 안팎에선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 활성화를 위해 취급 품목 개수와 참여자 수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재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에서는 45개 품목이 거래되고 있으며 누적 거래 규모는 437억원으로 집계됐다. 참여업체는 2월 기준 총 494개 업체로 도매시장 법인과 산지 조직 등 판매자 150개 업체와 중도매인, 유통업체, 가공업체 등 구매자 343개 업체가 참여 중이다.

김병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명예선임연구위원은 “온라인 도매시장은 정보화 시대의 필연적인 요구이면서 대형마트와 가격 경쟁할 수 있는 도매시장의 발전된 플랫폼”이라며 “출하자 등 생산조직에서 온라인 판매 경험이 적고 홍보도 원활하지 않아 정부의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온라인 도매시장 활성화를 위해 총력 지원할 방침이다. 올해 거래액 규모 5000억원을 달성해 대표 도매시장인 가락농수산물종합도매시장 거래 규모(4조 7000억원)의 11% 수준까지 키운다는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시장 규모를 늘릴 수 있도록 다양한 판매자를 유치하기 위해 현재 가입요건인 연간 거래규모 50억원 이상 기준을 완화하고 품목도 다양화 하려고 계획 중”이라며 “거래 정보를 취합해 한꺼번에 묶음배송처럼 통합해서 물류가 이뤄지는 통합물류 체계까지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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