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중소형주·저PBR·IPO…'나홀로 약세' 韓 증시 버틸 전략은

이용성 기자I 2024.02.01 06:00:00

박스권 갇힌 코스피…2500선 부근 '횡보'
주도주 부재에 모멘텀 사라져…종목 장세
2월 투자 전략은…저PBR·중소형주 '주목'
3월 FOMC 관건…방향성 결정될 듯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글로벌 증시가 달리는 동안 국내 증시는 ‘나홀로’ 내리막길을 걷더니 박스권에 갇혀 횡보하고 있다. 저조한 기업 실적에 미국의 조기 금리 인하는 사그라졌고, 지정학적 이슈에 더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까지 두드러지며 사방이 악재라는 평가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오는 3월에나 돼야 금리 인하를 가시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당분간 국내 증시가 크게 반등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되자 증권가에서는 그간 관심을 받지 못했던 중소형주와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관련주에 주목하고 있다. 주도주가 없는 상황에서 투자 기회를 찾기 위한 전략이다. 권기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행보가 금리의 주요 변동 요인인 만큼, 연준이 주시하는 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나오는 2월 중순까지 금리 상승 압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2월까지도 조정 장세가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韓 증시 ‘나 홀로 약세’…박스권 속 공모주 시장 ‘과열’

3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72포인트(0.07%) 내린 2497.09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9.62포인트(2.40%) 하락한 799.24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는 좀처럼 2500선을 넘지 못하고 있고, 코스닥은 종가기준 지난해 11월 이후 약 2개월 만에 800선 아래로 밀렸다.

반면 미국과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의 증시는 강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30일(현지시간) 빅테크 기업의 실적 발표를 앞둔 뉴욕 증시는 혼조를 보였지만,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35% 상승한 3만8467.31을 기록하면서 또다시 사상 최고가를 찍었다. 일본 닛케이 225지수도 지난 22일 3만6000선을 넘어서며 1990년 이후 약 3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들과 비교해 한국 증시의 올해 성적표는 초라하다. 코스피는 올해 들어(1월2~31일) 5.96% 하락했고, 코스닥은 7.77% 뒷걸음질쳤다.

한 달간 지지부진한 증시가 이어지는 데다 지난해와 같은 테마주 열풍마저 불지 않자 투자자들은 기업공개(IPO) 시장에 몰리고 있다. 수급이 모두 공모주에 몰린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기업의 인수와 합병만을 목적으로 설립한 명목상 회사인 대신밸런스제17호스팩(471050)이 지난 24일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225% 찍었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는 평가다.

연초 기업공개(IPO) 종목이 잇따라 ‘따따블(공모가의 4배)’ 행진을 이어가며 공모주 시장의 열기가 더해가고 있다. 1월 진행된 총 7건의 수요예측 중 5개 종목의 확정 공모가가 상단 이상으로 결정됐고, 올해 기업공개(IPO) 첫 타자부터 ‘따따블(상장 첫날 공모가 4배 주가 상승)’이 나오기도 했다.

‘박스피’ 전망 투자전략은…저PBR·중소형주

한국 증시만 부진한 상황이 이어지며 정부가 팔을 걷었고, 투자자들은 이 같은 정부의 움직임에서 투자처를 찾고 있기도 하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만큼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 저PBR 기업을 살펴야 한다는 얘기다. 시장에서는 저PBR 종목들을 ‘테마’로 묶어 부르고 있을 정도다.

이미 일본이 지난해 4월 도쿄증권거래소에서 PBR 1배 미만 상장사에 주가 상승 개선안을 마련하도록 요구했고, 전반적인 기업 가치가 높아지는 효과에 일본 증시가 활기를 찾은 바 있어 투자자들의 기대가 크다.

증권가에서는 현금성 자산, 부채총계, 영업활동현금흐름 등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시가총액이 높은 저PBR 대형주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보고, 이들 종목을 중심으로 한 투자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PBR이 1배 미만이고, 시가총액이 8조 이상인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며 금융·자동차·통신 등 업종을 꼽았다.

당분간 중소형주 위주로 수급이 쏠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말 FOMC가 지나고 나면 통화정책 이벤트는 3월까지 공백 상황이 된다”라며 “빅테크 기업의 실적발표도 1월 말이면 마무리돼 AI 모멘텀도 기대할 이벤트가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금리 인하 시그널이 나타날수록 경기 반등을 기대하며 반도체 등 경기민감 대형주가 상승을 이끌 것이고, 금리 인하가 지연된다면 1월과 같이 시장 전체는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중소형주의 아웃퍼폼(시장 수익률 상회)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