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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집은 남쪽! 임대는 북쪽? 신기한 향(向)의 비밀

김성훈 기자I 2015.07.11 06:00:00

내집 마련은 채광·일조권 있는 남향집 인기 높아
수익형부동산은 상품유지·고객유치 유리한 북향 선호
부동산 목적에 따른 방향 잘 따지고 결정해야

△ 내집 마련은 남향을 선호하고 점포 등 수익형 부동산은 북향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이달 3일 포스코건설이 송도에서 문을 연 ‘송도 더샵 센트럴시티’ 주상복합아파트 모델하우스가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사진=포스코건설]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남향이에요 북향이에요?”

집을 알아볼 때 한 번쯤은 물어봤을법한 질문입니다. 아파트 분양 광고를 봐도 전세대가 남향으로 배치됐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하는데요. 전세난에 내 집 마련을 계획하는 가정이 늘면서 ‘남향집’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남향집을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남향집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온종일 햇볕이 잘 듭니다. 특히 계절에 따른 고도 차이로 여름에는 햇볕이 적게 들어 덜 덥고 겨울에는 해가 오래 머물러 따뜻합니다. 이 때문에 조명기구는 물론 냉·난방비까지 아낄 수 있다는 장점도 갖추게 됩니다.

주택 시장에서 ‘남향선호’ 현상은 두드러집니다. 지난 4월, 전 가구를 남향 위주로 배치한 ‘동탄2신도시 2차 푸르지오’는 567가구 모집에 3만 3194명이(평균 58.5대1) 몰리면서 역대 동탄신도시 공급 아파트 가운데 최다 청약자를 모았습니다. 같은 달 전 가구를 남향 위주로 분양한 ‘부산 광안더샵’도 최고 1141대 1(평균 396대 1)로 올해 최고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분양권 시장에서도 남향 아파트의 가치는 계속 뛰는 중입니다. 지난해 12월 분양한 서울 영등포 ‘신길 래미안 에스티움’ 전용 59㎡형 남향 분양권 값(4억 7750만원)은 동향(4억 4430만원)보다 3320만원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 서울 마포구 상수동 골목길에 소규모 상가 점포가 늘어서 있다. [사진=김성훈 기자]
그런데 임대수익을 목적으로 한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최근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서는 북향과 저층 선호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인데요.

수익형 부동산의 한 갈래인 오피스텔의 경우를 볼까요. 오피스텔 거주자들은 맞벌이 신혼부부나 직장인으로 낮에 집을 비우는 경우가 많아 남향 집을 고집하지 않습니다. 아울러 아파트는 남향과 층이 임대나 시세 차익에 영향을 미치지만 임대용 소형 오피스텔은 가격 편차가 적습니다. 더욱이 저층 북향 오피스텔의 분양가가 저렴해 투자금은 적게드는 반면 수익률에 큰 차이가 없는 점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상가 시장에서도 북향 점포의 가치는 높습니다. 북향 점포는 상대적으로 그늘져 상품이 변할 우려를 줄이고 상품이 조명을 잘 받게 돼 상품의 전시 효과를 누릴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고객들이 추운 날씨를 제외하고 직사광선을 피하려 하는 성향도 무시할 수 없죠.

음식점은 퇴근 고객을 먼저 유치하는 점포일수록 매출이 높은데 햇볕 드는 장소에 앉길 꺼리는 고객들의 성향 때문에 그늘진 점포가 손님 유치에 유리합니다. 햇빛이 매장 유리에 비치는 남향 점포보다 저녁장사를 일찍 시작하는 북향점포가 보이지 않는 경쟁력으로 갖는 셈이죠.

결국 햇빛입니다. 따스한 햇빛을 오래 머금은 내집, 아늑하고 안정감있는 상점에 머물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성향이 만든 결과입니다. 목적에 걸맞는 부동산의 방향에 대해 꼼꼼히 알아둔다면 내집 마련과 수익형 부동산 투자에 도움이 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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