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목멱칼럼] 文대통령 40%대 지지율과 여야 주자의 셈법

김성곤 기자I 2021.07.20 07:00:00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살아있다. 임기 5년차에 접어든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견고하다. 조사기관에 따라 결과는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40%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임기 막바지에 있는 대통령으로 기대하기 힘든 지지율이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조차 없이 대통령 임기가 시작되었다. 임기 초반 큰 기대감을 안고 높은 대통령 지지율을 누렸다. 임기 2년 차인 2018년은 더욱 극적이다. 평창올림픽을 통해 남북 관계가 급진전 되면서 대통령 지지율은 70~80%를 웃돌았다.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높은 수준의 고공 행진 지지율이었다. 그러나 2019년 들어 남북 관계가 답보 상태가 되고 여야 대치 국면이 이어지면서 대통령 지지율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특히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파장이 확대되면서 30%대로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 국면은 국가적으로 어려웠지만 문 대통령 지지율 반전의 계기가 되었다. 초반 코로나 확산으로 방역에 애를 먹었지만 3월 중순부터 K 방역이 빛을 발했고 대통령 지지율은 60%넘는 수준으로 올라갔다. 2018년과 2020년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의 여당 압승은 온전히 대통령 지지율 덕분이었다.

차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다시 약진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의 의뢰를 받아 지난 12~13일 실시한 조사(전국2036명 유무선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2.2%P 응답률5.2%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 및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 물어본 결과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 44.8%, ‘잘 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는 52.3%로 나타났다. 역대 대통령과 비교해 보면 가장 높은 수준이다.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핵심 지지층이 견고하다. 역대 대통령은 임기 후반 각종 권력 비리나 국정 의혹이 심각하기 불거지면서 지지율이 급전직하하는 경우가 많았다. 문 대통령은 아직까지 친인척 비리가 없는 대통령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통령 개인의 문제로 지지율에 타격을 받지 않고 있다. 다음으로 코로나 국면이다. 코로나 방역의 모든 면에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지는 않지만 대체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K 방역이 성공적이었고 백신 수급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 대한 긍정 평가다. 코로나 위기는 일종의 국난으로 평가받기 때문에 국민들이 더 결집하는 현상도 나타난다. 세 번째로 경쟁자 관점이다. 역대 대통령은 임기 막바지에 강력한 내부 경쟁자나 외부 경쟁자가 존재했다. 노태우 정권 말기에 김영삼이 있었고 김영삼 정권 말기에 이회창과 김대중이 있었다. 김대중 정권 말기에 노무현, 정몽준, 이회창 등이 있었다. 지금도 윤석열, 이재명, 이낙연 등 대선 후보가 있지만 대통령의 지지율에 미치지 못한다. 즉 대통령의 지지율에 타격을 줄 만한 경쟁자가 없다는 점이다.

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은 차기 대권에 색다른 영향을 준다. 여당을 먼저 살펴보면 역대 차기 대선 풍경과 다르다. 낮은 지지율의 현직 대통령과 거리를 두는 차기 주자들의 모습이었지만 이번 선거에서 여당 후보들은 앞 다투어 대통령 지지층 확보 구호를 내세우고 있다. 대통령 지지층을 확보해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문심’이 차기 대선을 좌우하는 모습이다.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후보 모두 현 정부를 정치적 유산을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본선 승리를 위해서 대통령 지지층에다 후보 개인의 정치적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중도층과 MZ세대 등 추가 지지를 이끌어 내야 한다. 보수 야권 후보들에게 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은 부담이 된다. 그렇지만 굳이 따지자면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보다 부정 평가 수치가 더 높다. 유권자들의 정권 교체 의향도 높은 편이다.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역대 대통령과 비교해 높지만 부동산 정책 혼란, 경제 정책 방향, 검찰 개혁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 등의 문제로 정권 교체에 대한 ‘반문 정서’가 강하게 부각되고 있다. 보수 야권 후보들은 문 대통령의 부정적 평가를 극복할 인물로 스스로 부각시킨다면 좋은 기회가 된다. 아직 대선까지는 7개월 여 남짓 시간이 남아있다. 차기 대선에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중요한 기준이 된다는 점은 부인하지 못할 사실이 되었다. 여권 후보들은 문 대통령의 지지율에 자신의 경쟁력을 더하는 일이고 보수 야권 후보들은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 부분을 자신의 강점으로 내세우는 일이다.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평가는 오롯이 국민의 몫인 것처럼 차기 대선 후보데 대한 평가 역시 마찬가지다. 민심은 천심이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