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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로 돌파구 찾는 ‘패션·뷰티업계’

윤정훈 기자I 2021.01.01 06:30:00

패션뷰티업계, 라이브커머스 시장 대응해 콘텐츠 파워 보유한 인플루언서와 협업
아모레퍼시픽, MCN 기업에 30억 규모 투자 단행
무신사, MCN 기업 ‘오리지널 랩’ 만들어 패션 유튜버 양성
유통 대기업, 라이브커머스에 잇달아 투자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구독자 578만명의 유튜버 포니, 메이크업 아티스트 함경식은 최근 카카오 쇼핑 라이브 방송을 통해 뷰티 브랜드 달바를 소개했다. 이 방송은 9만4000여명이 참여하고, 누적조회수는 15만회에 달할만큼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LS네트웍스(000680)의 스포츠 브랜드 프로스펙스가 패션 크리에이터 최겨울과 협업해 출시한 한정판 농구화도 출시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유튜버 크리에이터 포니(좌)와 메이크업 아티스트 함경식이 뷰티 브랜드 달바를 카카오쇼핑 라이브에서 소개하고 있다.(사진=카카오커머스)
이처럼 패션·뷰티 업계가 콘텐츠 강화를 위해 인플루언서와 다중 채널 네트워크(MCN)등과 협업에 나서고 있다. 점점 까다로워지는 소비자의 입맛을 잡기 위해 질 좋은 상품뿐 아니라 탄탄한 스토리까지 갖추기 위해서다. 특히 오프라인 유통의 빈자리를 라이브커머스가 빠르게 메워주면서 팬층을 갖춘 인플루언서의 역할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090430)은 최근 뷰티 전문 MCN 기업 디밀에 3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뷰티 시장에서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전문 MCN과 협업을 통해 이 시장 개척에 나선 것이다. 콘텐츠 파워가 있는 인플루언서와 아모레퍼시픽의 상품, 유통망이 함께 한다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디밀은 250여 명의 파트너 크리에이터와 함께 뷰티 콘텐츠와 커머스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국내외 브랜드와 진행한 콘텐츠 캠페인의 누적 조회수도 약 5억회에 달한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브랜드숍을 중심으로 오프라인이 타격을 받으면서, 업계를 불문한 협업을 통해 온라인 중심의 새로운 소비 트렌드 잡기에 나섰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6월에는 네이버와 협업을 통해 빅데이터와 AI(인공지능) 등을 활용해 디지털 사업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데이터 기반의 신규 브랜드 및 상품 개발, 글로벌 고객을 위한 글로벌 뷰티 플랫폼 등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 8월에는 온라인 패션 커머스 기업 무신사와 합자조합을 결성해 디지털 관련 국내외 스타트업 육성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뷰티, 패션뿐만 아니라 MCN, 컨슈머 서비스 등 다방면 투자에 나설 전망이다.

원조 미디어 커머스 기업인 무신사도 최근 MCN와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무신사는 지난 26일 스니커즈 전문 유튜버인 ‘와디의 신발장’ 운영자 고영대 씨와 손잡고 MCN 기업 ‘오리지널 랩’을 만들어 패션 유튜버를 양성하겠다고 했다.

무신사는 기존 MCN 기업과 차별화해 새로운 형태의 인플루언서 사업을 선뵐 것이라고 예고했다.

기존 유통업계도 콘텐츠 강화를 위해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세계는 지난 4월 260억원을 출자해 미디어 콘텐츠 제작 자회사 ‘마인드마크’를 설립했다. 이후 콘텐츠 제작사인 실크우드, 스튜디오329를 잇달아 인수하며 자체 미디어 콘텐츠 사업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CJ ENM(035760)은 내년 1분기에 미디어커머스 관련 사업부를 분사, 사업 확장에 본격 나선다.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다다스튜디오를 별도 법인으로 분리해 본격적인 미디어커머스 사업에 닻을 올린다. 현재 250억원인 매출도 3년 안에 1000억원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다.

롯데백화점도 올해 1월 온라인 영상 콘텐츠를 자체 제작했던 MCN팀을 콘텐츠 팀으로 전환하고, 3명이었던 인원을 20명으로 대폭 확대한 바 있다. 이 팀은 롯데온을 통해 브랜드 관련 라이브 방송을 진행 중이다. 롯데홈쇼핑은 내달 인플루언서 ‘소신사장’과 협업해 ‘폴앤조’의 연말 시즌 패션 아이템을 소개한다.

업계 관계자는 “실시간으로 소비자와 소통하고 이들에게 재미를 줄 수 있는 콘텐츠가 매출로 이어지는 것이 최근의 라이브커머스 형태”라며 “라이브커머스가 새로운 소비 채널로 부상하면서 대기업의 투자가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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