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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기록은 21곳의 합병 상장을 기록했던 지난 2017년 이래 최대 규모이기도 하다. 지난 2018년과 2019년 스팩 합병은 각각 11건에 그쳐 제자리걸음을 했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63% 넘게 증가한 셈이다. 한국 시장에 2009년 도입된 이후 2년 간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던 합병은 2011년 2곳을 기록했으며, 2015년 13건을 기록해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한 후 꾸준히 상장의 한 통로로 이용되고 있다.
스팩은 비상장기업의 상장을 목적으로 설정된 일종의 ‘페이퍼 컴퍼니’로, 비상장 기업들과의 합병을 통해 우회상장하는 통로로 활용된다.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자금을 모집하는 등 복잡한 상장 절차를 축소할 수 있고, 시장 상황 등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수요예측이나 청약 등 과정에서도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투자자들 입장에서도 우량 기업과의 합병을 통한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으며, 3년 안에 합병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공모가에 이자를 더한 금액을 회수할 수 있어 최소한의 수익은 보장된다.
최근에는 합병을 앞둔 스팩의 주가가 크게 오르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오는 30일 원료의약품 제조업체인 국전약품과의 합병 신주를 상장하는 대신밸런스제6호스팩(307750)은 이달 들어서만 주가가 77% 가량 올랐다. 이는 국전약품이 혈액항응고제, 급성 췌장염 치료제 등으로 사용되는 물질 ‘나파모스타트’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물질은 현재 코로나19 치료용으로 해외 임상 시험이 이뤄지고 있어 코로나19 치료제 관련주로 분류됐다.
또한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22일에는 의료용 소재 생산 기업인 원바이오젠과의 합병을 앞둔 교보8호스팩(307280)의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16.03%(590원) 급등한 4270원으로 마감했다. 교보8호스팩은 지난 11일부터 현재까지 8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원바이오젠은 일동제약(249420), 종근당(185750) 등을 고객사로 둔 의료용 소재 전문 업체로 주목받았다.
이처럼 올해 스팩 합병은 ‘알짜’ 기업들까지 상장에 이용하는 통로로 자리매김한 모양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스팩은 ‘코스닥 상장사’라는 위치를 얻기 위한 시간을 줄일 수 있고, 안정적으로 상장을 추진할 수 있어 회사 입장에서는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