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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번 미 합참 부국장은 7일(현지시간) 국방부 브리핑에서 한·미 연합공중훈련과 관련, “병력과 전투기 수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겠지만, 비질런트 에이스보다 축소된 범위”라며 “이 훈련은 준비태세를 보장하기 위한 한·미 공군의 필요조건을 충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 국방부는 지난 5일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예정대로 진행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데이브 이스트번 대변인)면서도 비질런트 에이스를 직접 언급하지 않아 미묘한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그러나 이날 합참이 비질런트 에이스가 아닌 축소된 형태의 훈련을 공식화, 이번 연합공중훈련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규모를 조정해 한·미가 각자 훈련을 실시하고 대대급 이하 전술 훈련은 연합으로 진행하는 방안이 될 공산이 커졌다.
북·미는 지난달 초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실무협상을 벌였으나 이견만 확인한 채 헤어진 바 있다. 북한이 올 연말을 협상 시한으로 설정한 만큼, 비록 전망은 밝지 않지만, 내 달 중 한 번 더 협상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연합공중훈련 축소도 이 같은 배경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비질런트 에이스는 한·미 공군의 전시 전투력 창출과 연합작전 수행 능력 증진을 위한 대규모 연례 훈련이다. 2016년 비질런트 에이스 땐 미 항공기 100여대가 참가했다. 2017년 훈련엔 스텔스 전투기인 F-22와 F-35A가 동시에 참가하는 등 180여대가 동원된 바 있다. 훈련은 북한군 항공기의 공중침투를 차단하고 북한 상공에 침투해 이동식발사차량(TEL) 등 핵·미사일 표적과 지하벙커 등 핵심 시설을 정밀타격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북한군 장사정포를 무력화하고, 북한군 특수부대의 해상 침투 차단에 주력한다는 점에서 훈련 때마다 북한의 반발은 컸다.
지난해 한·미 국방부는 북한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군사적으로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며 비질런트 에이스를 유예했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공군은 한국군 단독의 전투준비태세 종합훈련을 실시했었다. 이후 한·미 양국 공군 조종사들의 기량 향상을 위한 대대급 이하 규모의 한·미 공군 훈련을 병행해 실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