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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대통령은 책의 서문에서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서울구치소에서의 생활이 어느덧 4년 9개월로 접어들고 있다”라며 “돌아보면 대통령으로서의 저의 시간은 언제나 긴장의 연속이었다. 믿었던 주변 인물의 일탈로 인해 혼신의 힘을 다했던 모든 일이 적폐로 낙인찍혔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묵묵히 자신의 직분을 충실하게 이행했던 공직자들이 고초를 겪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참을 수 없는 고통이었다”라며 “무엇보다도 정치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함께했던 이들이 모든 짐을 제게 지우는 것을 보면서 삶의 무상함도 느꼈다”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누구를 탓하거나 비난하고 원망하는 마음도 버렸고, 모든 멍에는 제가 짊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많은 실망을 드렸음에도, 따뜻한 사랑이 담겨 있는 편지를 보내 주시는 국민 여러분이 있어 지금까지 견뎌낼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가장 깊은 어둠의 시간들을 마다하지 않고 함께해 주시며 격려와 사랑을 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라며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국민 여러분을 다시 뵐 날이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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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책에서 지지자들의 편지 및 박 전 대통령의 답장을 취합하는 작업은 그의 법률대리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를 책으로 옮기는 작업은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맡았다.
유 변호사는 “빛이 없는 깊은 어둠 속에서 홀로 서 있는 대통령께 지지자들의 편지는 한 줄기 빛과 같았다”며 “한결같은 마음으로 사랑과 지지를 담은 편지를 대통령께 보내주셨던 많은 국민께 엮은이로서 정말로 고맙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가세연을 운영·진행하는 김세의 전 MBC 기자는 “박 대통령께서 ‘영어의 몸’이라 실제로 답장 편지를 보내지는 못하셨지만, 4년 넘게 감옥에 갇혀 계시면서 국민들이 보내온 편지를 모두 다 읽으셨고 열심히 답장을 써주셨다”며 “이 책에는 박 대통령의 서신 외에도 지금껏 박 대통령이 외부에 공개한 적이 없는 다양한 ‘소장 사진’들을 담아,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좋은 연말 선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3월 헌법재판소의 대통령직 파면 결정 뒤 서울중앙지법의 영장 발부로 구속됐다.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요구가 나오고 있지만, 청와대는 부정적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