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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e해외주식]中 약가인하에 항서제약 '흔들'…"저가매수 기회"

이은정 기자I 2021.04.24 09:00:00

23일 종가, 연초 고점 대비 약 30% 떨어져
中 성장주 조정국면, 제약산업 정책에 영향
신약개발 장려 정책에 중장기 성장수혜 기대
"제약사간 경쟁 고려해 밸류에이션 눈높인 낮춰야"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중국 제약산업 대표 기업인 항서제약이 중국 증시와 성장주 조정 국면, 당국의 정책 영향으로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이를 저가 매수의 기회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신약개발을 장려하는 정책에 맞춰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 글로벌 제약 시장에서도 자국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려는 정부의 지원 속에 중장기적으로는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진=신정은 기자)
2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항서제약은 23일 83위안으로 마감했다. 이는 올 들어 기록한 지난 1월 7일 고점(115위안) 대비 27.8% 하락한 수준이다. 중국의 통화정책, 미국과의 제재 갈등, 규제 리스크가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밸류에이션이 높은 성장주 항서제약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항서제약은 지난해와 올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성장 속도는 둔화되고 있다는 평이다.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277억위안, 영업이익은 65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 14% 늘었다. 지난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5%, 13% 늘어난 69억위안, 17억위안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와 올 1분기 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1.1%, 2.8% 감소했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항서제약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병원에서의 선택적 수술·시술 감소로 마취제 부문이 역성장, 조영제 부문도 성장률이 둔화됐다”며 “1분기에는 스톡옵션 비용, 연구개발(R&D) 비용 13억위안 영향으로 마진율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국가적 제네릭 조달을 통해 약가 인하를 낮추고, 국가 의료보험에 혁신 신약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도 중국 정부의 제5차 제네릭 의약품 일괄 구매가 시작되면서 실적에 대한 우려가 재부각됐다. 신약을 강화하기 위한 연구개발 비용도 단기적으로는 마진율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항서제약의 올 1분기 R&D 비용은 13억위안으로 전체 매출액의 19%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같은 비용은 단기적으로 주가에 부담이 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신약 출시 모멘텀을 확보할 수 있어 펀더멘털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중국 정부의 회계부정 제약사 19곳 중 하나로도 포함됐지만, 과징금이 5만위안 수준으로 펀더멘털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김 연구원은 “5차 제네릭 대량구매는 항암제, 조영제 등 60가지로 항서제약 매출의 약 15%가 노출될 것으로 예상, 센티멘트에 부정적”이라며 “그러나 신제품으로 상쇄, 성장 가능(플루조파립, 캄렐리주맙, 아브락산 제네릭 등)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1~4차 대량구매 사례를 복기해보면 혁신 신약으로 변화하는 항서제약에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중국 정부 보험 커버리지에 포함된 항암제 캄렐리주맙, 아브락산 제네릭의 고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작년 말 허가 받은 난소암 치료제 플루조파립(PARP) 매출 발생, 코로나19 정상화로 마취제, 조영제 부문 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장기적으로는 혁신 신약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올해에는 항서제약의 CDK4/6(유방암), DPP4(당뇨), SGLT2(당뇨)가 허가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허가 신청이 예상되는 신약들도 대기 중이다.

강소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5차 집중구매 는 6월 중에 입찰 가격이 결정되고, 11월부터 적용돼 내년 실적부터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전망”이라며 “R&D 경쟁력을 기반으로 혁신약 분야에서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조정 시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만 “단 최근 시장 상황과 더불어 혁신약 분야에서 이노벤트바이오 등 제약사와의 경쟁이 심화되기 시작한 점을 감안하면 과거 대비 밸류에이션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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