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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대출, 전세보증·정책모기지 급증…신용위험 전이 우려

이진철 기자I 2021.04.17 08:30:20

작년 전세관련 대출보증 35.4조원 증가
부동산업자 대출, 전체 기업여신 증가분 56% 차지
정부 대출규제 '풍선효과' 비은행권 고위험 대출 늘어
금융연구원 "주금공 등 신용위험 전이 대책 필요"

이데일리DB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지난 3년간 국내 전체 부동산금융 위험노출액(익스포저) 규모가 빠른 속도로 증가해 리스크가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로 부동산담보 대출은 증가세가 둔화된 반면 전셋값 상승으로 전세관련 보증과 정책모기지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7일 발간한 금융포커스에 게재한 ‘국내 부동산금융 위험노출 규모 증가세 확대와 정책대응 방향’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 통계에서 작년말 기준으로 리스크 형태별 부동산 익스포저 현황을 보면 가계여신이 전년말 대비 89조2000억원(8.3%) 증가한 1166조3000억원, 기업여신이 81조4000억원(10.7%) 증가한 842조3000억원, 부동산 금융투자상품이 41조7000억원(18.2%) 증가한 270조60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금융연구원 제공
가계여신의 경우 부동산 담보대출이 관련 대출규제 강화 등으로 상대적으로 증가세가 둔화된 반면 전세관련 보증 및 정책모기지 중심으로 크게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전세가격 상승추세를 반영해 전세관련 대출보증이 35조4000억원 증가해 전체 가계여신 증가분의 약 40%를 차지했다. 정책모기지론도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을 중심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기업여신의 경우 상가임대료 하락 등에 따른 운영자금 수요 확대 등으로 부동산업자 대출이 지난해 45조6000억원 증가해 전체 기업여신 증가분(81조4000억원)의 56%를 차지했다.

금융투자상품의 경우 지난해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주택저당증권(MBS) 유동화가 22조8000억원이나 증가했다. 리츠도 안정적 수익률을 바탕으로 부동산 직접투자 규제 강화에 따른 우회투자 수단으로 부각되며 10조8000억원 늘었다. 반면 부동산펀드는 코로나19 팬더믹으로 인해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투자수요가 위축되면서 규모가 축소됐다.

보고서는 리스크의 최종 부담 주체인 금융업권별로 익스포저 증가세를 살펴보면 보증기관이 관련 리스크 확대를 주도하는 가운데 은행권에서 비은행권(농·수·신협 및 산림조합)으로 리스크가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관련 대출규제가 강화된 은행권은 지난해 35조원 증가했고, 비은행권은 44조1000억원으로 더 많이 늘었다.

보고서는 비은행권의 고위험대출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비주택담보대출, 개인사업자대출을 중심으로 관련 리스크 부담이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신 선임연구위원은 “기업여신 가운데 부동산업 관련 대출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손실흡수 능력이 떨어지는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급증했다”면서 “이를 고려해 코로나 사태로 인한 한시적 원리금 상환유예가 종료될 것을 감안한 다양한 보완대책이 강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향후 한시적 원리금 상환유예가 종료되면 주택 매매·임대사업자의 주택담보대출 금지(2020년 6월17일 대책) 및 세금부담 확대 등의 충격과 결합돼 관련 부동산 법인의 신용위험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부동산 관련 공적금융기관인 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 등은 저금리 상품 전환, 보증 확대 등으로 금융시장내 관련 신용위험이 전이되면서 자체 충격흡수능력 저하가 예상된다”면서 “이를 고려해 대손충당금 및 자본확충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금융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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