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글로벌pick]경제냐 인명이냐…트럼프發 '美영업재개' 논란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이준기 기자I 2020.03.25 05:42:44

트럼프 "美, 내달 12일 부활절前 정상화해야"
경기불황에 실업률 급등→주거난·자살률 급등 우려
CNN "참모들, 경제+인명 아우르는 선택지 찾고 있어"
일각 "실효성 의문…영업재개는 각 州의 몫"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이 부활절, 즉 내달 12일 전까지 미 경제를 다시 가동시키고 싶다고 밝혔다. ‘국민은 일터로 돌아가길 원한다’ ‘미국은 곧 영업재개 상태가 될 것’ 등 최근 ‘군불 때기’ 발언에 이은 것으로, 시점까지 못 박아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매섭게 늘고 있는 가운데, 대다수 감염병 전문가들은 ‘경제살리기’에 집착해 작금의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가이드라인을 완화할 경우 확진자 급증에 따른 막대한 인명손실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맞서고 있어, 논란은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코로나바이러스보다, 불황으로 더 많은 사람 죽을 수도”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 가진 화상 타운홀미팅 방식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경제활동이 빨리 정상화되는 것을 보고 싶다”며 그 시점을 내달 12일 부활절로 제시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16일 발표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가이드라인의 시기는 오는 30일 종료된다. 이후 약 2주간 가이드라인을 완화한 뒤, 풀고 싶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바람인 셈이다. 그는 “많은 사람이 나에게 동의한다”며 “우리나라는 폐쇄하기 위해 세워진 게 아니다”고도 했다. 나아가 “우리 국민은 활력으로 가득 차 있다. 그들은 집에 갇혀 있길 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급함을 드러낸 표면적 이유는 “코로나19보다 경기불황 때문에 더 많은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캘리포니아·뉴욕·뉴저지 등 최소 16개 주(州)의 셧다운으로 미국인 3억3000여만명 중 1억4000만명 이상이 사실상 ‘자가격리’ 상태에 놓였다. 이로 인해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실업률이 지난 2월 3.5%에서 올해 최고 9%까지 상승할 것으로 봤다. 미국인 상당수가 ‘월세’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실업난은 대량 주거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각에선 과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자살률이 급등했던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을 우려하기도 한다.

문제는 섣부른 경제 살리기 결정은 인명피해로 고스란히 전이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ㆍ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 등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내 전문가들까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 이유다. 마거릿 해리스 세계보건기구(WHO) 대변인은 전날 “지난 24시간 동안 신규 코로나19 확진자의 85%가 유럽과 미국에서 발생했으며, 그 가운데 40%가 미국”이라며 미국이 코로나19의 새 진원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뜩이나 이날은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5만76명으로, 5만명을 돌파한 날이다. 사망자는 646명에 달했다.

사진=AFP
◇참모들 “경제+인명 아우르는 방안 마련”…실효성 ‘의문’


오는 11일 미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조급함’을 드러내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평소 ‘경제호황’을 최대 치적으로 내세워왔던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작금의 코로나19 상황은 향후 재선가도에서 최대 악재일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CNN방송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을 간파한 참모들이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경제 살리기에 대한 선택지를 찾기 위해 허둥대고 있다고 썼다. 연령대나 지역에 따른 복수의 단계적 방안들이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참모들은 가이드라인 종료시점인 오는 30일을 앞두고 논의를 진전시켜나갈 계획이라고 CNN은 전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정리에 나섰다. 커들로 위원장은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공중보건과 경제 활성화는) 양자 택일의 문제가 아니다”며 “공중 보건에는 경제적 건강이 포함된다는 게 요점이다. 따라서 우리는 그것(경제활동 재개)을 새로운 시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만약 바이러스가 덜 유행하는 지역을 대상으로 할 수 있다면 안전하다”며 “우리는 보건 전문가들의 조언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영업재개’ 결정을 내린다고 해도, 즉각적으로, 또 실효적으로 이뤄질지도 미지수다. 미 인터넷매체 복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각 주(州)정부에 평상시처럼 영업을 재개할 것을 권고할 수 있지만, 결정은 각 주정부의 몫”이라고 썼다. 뉴욕주처럼 기하급수적으로 확진자가 늘고 있는 주의 경우, 의료시스템 붕괴 등을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따르지 않을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