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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 “韓 방역 성공·경제 선방”…향후 리스크는 수출 충격

최훈길 기자I 2020.05.13 05:34:56

코로나19에도 국가신용등급 ‘안정적’
“다른 국가보다 코로나19 피해 적을 것”
문제는 수출..KDI “2분기 충격 대비해야”
“방심 말고 재정·통화 선제적 조치해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김용범 기재부 1차관 등이 지난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의료진 감사합니다”를 외치며 수어 동작을 하고 있다. 홍 부총리는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청하지 않는 방식으로 기부코자 한다”며 “기부 기금은 실직자 등 고용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귀하게 쓰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획재정부 제공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조해영 기자] 코로나19 여파에도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이 현 수준을 유지했다. 성공적인 방역으로 코로나19 경제 충격을 최소화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해외의 코로나19 확산세로 대외여건이 불확실하고 수출 부진까지 우려되고 있어 긴장을 놓지 않고 선제적인 경기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韓, 코로나19 경제 피해 크지 않을 것”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12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현 수준(Aa2, 안정적)으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무디스는 “한국이 강한 거버넌스(정부)와 충격에 대한 효과적인 거시경제·재정·통화 관리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평가했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 피치도 한국의 신용등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한 상태다.

무디스는 코로나19 상황인 한국경제에 대해 “펀더멘탈(기초체력)과 재정·금융의 강점이 유지되고 있다”며 “한국의 제도와 거버넌스 및 관리역량은 크게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앞서 무디스는 지난달 21~28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과 컨퍼런스콜 협의를 했다.

향후 한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 전망도 내놓았다. 무디스는 “한국이 유사한 국가신용등급을 가진 다른 국가보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제한될 것”이라며 “정부 재정 및 부채 상황이 크게 악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상대적으로 견조한 성장 잠재력과 강한 재정 및 부채 지표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한국의 성공적인 코로나19 방역 여파로 풀이된다. 무디스 평가단은 지난달 24일 홍 부총리와 만나 “한국의 성공적인 방역으로 코로나19의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세계적 통계사이트인 월드오닷컴에 따르면 1만명대인 한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38위(5월9일 기준)로 미국(131만명), 영국·이탈리아(각 21만명), 프랑스·독일(각 17만명), 중국(8만명)보다 적었다.

◇KDI “2분기 수출 충격 대비해야”

문제는 세계경제 부진으로 인한 수출 충격이다. 해외에선 코로나19가 여전히 확산세여서 한국의 수출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12일 ‘2020년 세계경제 전망’에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이 -2.6%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6.0%), 영국(-6.7%), 독일(-6.8%), 프랑스(-7.0%), 스페인(-8.3%), 이탈리아(-9.1%) 모두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중국도 작년(6.1%)보다 3.9%포인트 하락한 2.2%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KIEP는 구체적인 숫자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올해 한국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장기화도 우려된다. KIEP가 설문조사한 결과, 전문가 12명은 12개월, 10명은 24개월, 8명은 18개월간 세계경제에 코로나19 여파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안성배 KIEP 국제거시금융실장은 “중국·인도 이외의 나라는 브이(V)자 경제 반등이 어려울 것”이라며 “대외환경이 엄중해 연내에 코로나19 경제 상황으로 돌아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경제가 얼어붙으면서 한국의 제조업과 수출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달 수출액은 작년 4월보다 24.3%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99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11일 관세청이 발표한 이달 1~10일 수출액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46.3% 감소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세계경제가 악화하면서 2분기에 우리나라 수출이 악화하는 충격이 올 것”이라며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인근 서비스업 고용이 타격을 받은 것처럼 제조업 부진에 따른 고용 감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긴장을 놓고 있다가는 경기 반등이 쉽지 않을 수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세계에서 모범적인 방역 대책을 세운 것처럼 경제 정책도 전방위로 선제적인 대책을 수립할 것을 주문했다.

정철 KIEP 원장 직무대행은 “우리가 겪고 있는 경제위기가 시작 단계에 있다”며 “약간의 과잉 대응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금융·통화·재정정책에 대한 선제적이고 전폭적인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외 기관들이 올해 한국 성장률을 -12.2%에서 2.4%로 전망했다. 단위=%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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