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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달은 1년이 365일인 양력과 354일인 음력의 날짜 차이가 어긋나는 것을 맞추기 위해 만들어진 달이다. 통상 3년에 한 번씩 돌아오며, 올해 윤달은 이달 22일부터 4월 19일까지다. 공(空)달로 불리는 윤달은 예로부터 ‘송장을 거꾸로 세워도 탈이 없다’라고 할 만큼 부정이나 액운이 없다고 여겨져, 이 기간에 산소를 이장하는 등의 사례가 많았다.
하지만 동시에 윤달에 아이가 태어나면 조상의 덕을 받지 못한다는 속설도 전해져왔다. 이 때문에 손주를 기다리는 노년층에선 특히 윤달에 민감해하고 있다. 김씨와 같은 고민이 임신·육아 카페에 속속 올라오는 배경이다.
임신부 A씨는 “시댁에서 자꾸 윤달 전에 아이를 낳자고 한다”며 “음력으로 생일을 챙길 것도 아닌데 상관없다고 말은 했지만, 여전히 시부모 눈치를 보고 있다”고 했다. 다음달 18일이 출산 예정일인 B씨는 “친정 엄마가 윤달은 피해야 한다고 하루만 더 버티라고 한다”며 “출산을 앞두고 몸을 움직이기가 어려운데 엄마의 재촉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서울의 한 산부인과 관계자는 “주로 음력 생일을 챙기던 60~80대 부모들이 임신부에게 윤달 전에 아기를 낳도록 권유한다”며 “예전보다는 줄었지만 이러한 이유로 병원에 오는 사람들이 꾸준하게 있다”고 했다.
젊은층일수록 윤달에 관한 속설을 믿지 않는 분위기다. 임신부 C씨는 “윤달에 태어나면 생일 못 챙겨 먹는다는 말이 있는데 요즘은 양력으로 생일을 하니까 의미가 없다”며 “예정일이 윤달이긴 하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고 했다.
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은 “윤달과 출산 사이의 연관성은 의학적으로 근거가 없다”며 “유도분만은 임신부와 태아의 건강을 위해 임신을 유지하는 것보다 분만을 시도하는 것이 이득이 될 때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