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위해 '쪼개자'…회사분할이 유행

권효중 기자I 2020.10.15 00:50:00

9월 한 달에만 8곳 상장사 분할 결정…3분기 11곳
산업 변화 대응 위해 성장성 유효한 부문 물적분할
"기업 경영·지배력 효율화 가능…주주환원도 고려해야"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상장사들이 잇달아 회사 쪼개기에 나서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영환경 변화 속도가 빨라지자 앞으로 성장성이 높은 부문을 분할해 경영 효율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LG화학 물적분할 결정에 주주들이 거세게 반발한 사례도 있었던 만큼 성장사업을 떼어낼 때에는 기존 주주들을 위한 주주환원책이 수반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9월에만 총 8곳 상장사 분할 결정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회사 및 종속회사의 분할을 결정한 상장사는 총 8곳이었다. 지난 3분기(7~9월)로 이를 넓히면 총 11곳으로 이중 3분의 2가 9월에 집중된 셈이다. 이달 들어서는 아직까지 분할 결정을 공시한 곳이 없다.

지난해 9월의 경우 분할 결정을 공시한 상장사는 1곳에 그쳤고, 2019년 3분기 전체로는 11곳으로 집계됐다. 분기 기준으로 비교할 경우 전년 동기 대비 약 27% 늘어난 수준이다.

통상 분할 결정은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분할을 의결할 수 있는 1분기에 몰린다. 3분기 분할결정은 1분기(1~3월) 23곳의 절반 수준에 육박했다. 임시주주총회를 통해서라도 회사 분할에 나서고자 하는 의지가 큰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지난달 분할을 결정한 상장사들은 인적분할과 물적분할을 동시에 진행하는 대림산업(000210)을 제외하고 모두 물적분할 방식을 선택했다. 또한 구조조정을 위한 선제작업을 위해 유압부품, 풍력발전 부품 등 종합 부품사업을 영위하는 모트롤 부문을 분할 결정한 두산(000150)을 제외하고는 모두 경영 효율화 제고 등을 목적으로 들었다.

물적분할의 경우 분할이 회사가 분할된 회사를 100% 자회사로 편입할 수 있기 때문에 분할 비율대로 신주를 배정받을 수 있는 인적분할과는 차이가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신규 투자자 유치, 추후 기업공개(IPO) 등 자금 조달이 가능하기 때문에 향후 성장성의 측면에서는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

이와 같은 분할 움직임은 성장 가능성이 큰 부분에 집중, 이 부분에 대한 대주주 및 회사의 지배력을 높이며 경영 효율화에 나서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설명이다. 황세운 상명대 DnA랩 객원연구위원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산업 구조가 전반적으로 재편되는 과정에 놓여 있다”라며 “이러한 재편 과정에서 추후 부각되는 부문을 분할하고 이에 대한 지배권을 강화하는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 산업 환경 변화 맞춘 대응 中”

실제로 LG화학(051910)은 성장 잠재력이 큰 배터리 부문을 떼어내, ‘엘지에너지솔루션(가칭)’을 설립하기 위해서라고 물적 분할 결정을 공시했다. 오는 30일 주주총회를 거치면 12월 1일 신설법인의 분할이 완료된다. 회사 측은 향후 외부 자금 유치, 첨단소재 사업부와의 시너지 효과 등 사업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서라고 분할의 목적을 설명했다.

코스닥 상장사들도 성장성이 높은 부문에 주목했다. 코스닥 상장사인 삼기오토모티브(122350), 액토즈소프트(052790) 역시 경영 효율화 등을 위해 성장성이 높게 여겨지는 부문을 분할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삼기오토모티브(122350)는 지난달 18일 자동차 부품 제조 판매업을 영위하는 삼기오토모티브를 존속회사로 두고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을 분할, 신설법인 ‘삼기이브이’로 물적분할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회사 측은 “전기차용 배터리를 핵심 사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향후 기업공개 추진 의사를 밝혔다.

액토즈소프트(052790)는 회사의 핵심 지식재산권(IP)인 ‘미르의 전설’ 게임 부문을 전담하기 위해 물적분할에 나선다. 지난달 25일 회사는 존속 법인으로 ‘파이널판타지, ’라테일‘ 등 게임을 관리하는 액토즈소트프를 두고 ‘미르의 전설’ 관련 사업만을 전담하는 신설회사 ‘신전기(가칭)’을 설립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와 같은 분할 사례에 대해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업 환경 급변, 펀더멘털 약화 등을 맞아 분할을 통해 특정한 사업의 성장성을 높이고 재무 구조를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도 “사업상의 다변화가 약해질 수 있고, 부문간 시너지 효과 등 역시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LG화학(051910) 등의 사례에 비춰보았을 때 지분희석 등을 우려하는 주주들을 위한 방안 등도 필요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안상희 대신지배구조연구소 본부장은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을 고려하면 물적분할의 명분은 유효하다”면서도 “주주의 지분가치 희석 우려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한만큼 존속 법인의 현금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등 환원책에 대한 논의도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LG화학은 이날 오는 30일 임시주총을 앞두고 △연결재무제표 당기순이익 기준 배당성향 30% 이상 지향 △향후 3년간(2020년~2022년) 보통주 1주당 최소 1만원 이상 현금배당 추진 등 배당 정책을 밝혔다. 이와 더불어 신설법인의 주요 경영현황 보고 등 주주들과의 소통 역시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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