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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록의 미식로드] 코가 ‘뻥’ 뚫리는 강렬함 그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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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록 기자I 2019.11.29 05:00:01

전남 목포 ''홍어삼합''

목포를 대표하는 아홉가지 음식 중 하나인 ‘홍어삼합’


[목포=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목포는 자타가 공인하는 맛의 고장이다. 다채로운 해산물이 그 바탕이다. 호남 제1의 항구도시로, 수많은 만남을 잇는 관문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무안·신안·완도·흑산도 등에서 잡은 해산물은 목포로 모여든다. 목포시가 내건 목포를 대표하는 아홉 가지의 음식(목포 9미)이 모두 해산물이다. 세발낙지·홍어삼합·민어회·꽃게무침·갈치조림·병어회(찜)·준치무침·아귀찜(탕)·우럭지리 등 그 이름을 듣기만 해도 입맛이 다셔지는 음식들이다. 이 중 처음 먹는 이에게는 이 세상 맛이 아닌, 이 맛을 아는 이에게는 세상에 둘도 없을 별미인 ‘홍어삼합’을 소개한다.

홍어삼합은 삭힌 홍어를 돼지 수육, 신김치와 함께 먹는 음식이다. 삭힌 흑산도 홍어의 강렬함은 직접 먹어 보지 않으면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맛이다. 암모니아 주머니를 꽉 깨문 듯 콧구멍을 뚫고 목울대를 망치로 때리는 맛이다.

목포 동명동 수산시장에서 홍어를 손질하고 있는 상인


홍어는 어디서든 잡을 수 있는 어종이다. 그렇다면 왜 흑산도 홍어를 최고로 칠까. 바로 ‘입에 착 달라붙는 맛’ 때문이다. 목포는 흑산도에서 잡힌 홍어가 모이는 집산지. 홍어는 목포에서 전국으로 팔려나가기도 하고, 또 일부는 목포에서 맛있는 별미로 재탄생한다. 흑산도에서는 홍어를 삭히지 않고, 싱싱하게 먹는다. 싱싱한 홍어를 굳이 삭힐 이유가 없어서다. 목포에서는 홍어를 단계별로 삭혀서 즐긴다. 예전에는 홍어를 배로 싣고 오는 동안 저절로 삭았다지만, 지금은 각별한 수고로움으로 맛을 들인다. 홍어를 삭히는 전통방법은 적당한 크기로 자른 홍어를 숯과 짚으로 덮어 항아리에서 삭히는 것이다. 짚에서 나는 열이 발효를 돕고, 이로운 균도 생성한다. 날이 더워지는 계절에는 홍어를 하얀 천에 싸서 냉장 보관하고, 수시로 천을 갈아 핏물을 빼준다.

홍어의 톡 쏘는 맛의 비밀은 암모니아다. 홍어가 삭는 동안 피부로 암모니아를 배출한다. 덕분에 홍어를 섭취하면 대장의 유해균을 없애고, 위산을 중화해 위염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장염에 걸렸을 때 삭힌 홍어를 먹고 나았다는 이야기가 괜한 헛소리가 아닌 것이다. 이 귀하고 강렬한 맛을 알아버렸다면, 목포를 찾아가지 않을 수 없다.

목포 동명동 수산시장의 삭힌 홍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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