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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자전거전용차로가 개통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곳곳에서 사고 직전의 아찔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주요 구간에 시선 유도봉 등을 설치하는 한편 수백명 규모로 계도원을 투입하는 등 대책 마련에 노력했지만 안전문제를 해소하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운전자 등 시민의식 개선이 우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자전거전용도로 침범 과태료 최고 6만원
자전거전용차로는 지난 8일 서울 종로에서 개통됐다. 광화문우체국에서 동대문종합상가 방향으로 이어지는 총 길이 2.6km의 편도차로다. 서울시는 차로를 넓히지 않고 갓길에 붉은색 칠을 해서 자전거차로를 만들었다. 원래 이곳에는 자전거가 아닌 오토바이와 택시 등은 침범할 수 없다. 계도 기간이 끝나는 오는 7월부터는 자전거전용차로를 위반하면 자가용은 5만 원·오토바이 4만 원·승합차 6만 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그러나 개통 이후에도 택시나 오토바이가 자전거전용차로에 침범하는 일이 잦아 자전거 도로 이용자들이 이용 불편은 물론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 상태다. 이에 서울시는 자전거전용차로 내 사고를 막기 위해 지난주 모든 교차로의 우회전·좌회전 구간 12개소에 차량 분리대와 시선 유도봉을 설치하는 한편 4월 한 달 간 시 직원 300명을 계도원으로 투입해 안전관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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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는 자전거도로로 자전거는차도로
택시 등 차량의 전용차로 침범 문제도 여전했다. 이날 광화문 인근 자전거전용차로에선 손님을 태우기 위해 전용차로를 침범해 정차하는 택시가 종종 보였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택시가 승하차를 위해 자전거전용차로에 잠시 진입하는 것은 허용되므로 단속 대상이 아니다. 이 때문에 자전거를 이용하던 시민들은 앞으론 택시에 가로막히고 옆으론 인도 턱에 가로막히자 차로로 우회하길 택했다. 한편 자전거전용차로에 트럭을 세워놓고 물건을 옮기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전용차로를 구분하는 붉은색 페인트가 칠해지지 않아 자전거전용차로가 사실상 끊긴 곳도 있었다. 종묘 앞 자전거전용차로는 붉은색 페인트가 칠해져 있지 않고 흰 페인트로 자전거 표시만 되어 있어 일반 차로처럼 보였다. 이 때문에 차량들이 자전거전용차로를 침입하자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차량에 밀려 인도나 차도로 이동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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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로 인도를 달리던 김모(27)씨도 “자전거전용차로와 일반차로의 간격이 생각보다 좁아 버스가 옆으로 지나갈 때면 순간 움찔한다”면서 “차라리 DDP 앞에 있는 자전거전용도로같이 자전거전용차로를 만들 거면 인도 위에다가 만드는 게 낫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