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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내수, "백약이 무효"..5월도 부진

지영한 기자I 2004.05.22 16:36:44

5월 내수판매, 1~20일까지 전월비 4% 감소
신차출시·할인판촉, 불황 앞에선 힘 못써

[edaily 지영한기자] 자동차업계가 연간 최대 성수기인 5월을 맞이했지만 1~20일까지 내수판매는 오히려 4월보다 뒷걸음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자동차 내수불황이 좀처럼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자동차업계는 3~5월 성수기를 겨냥해 앞다퉈 신차를 대거 출시하고 대규모 판촉활동에 나섰지만 경기불황에다 고유가의 역풍을 극복하기엔 역부족이었다. 2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차·GM대우차·쌍용차·르노삼성차·대우상용차 등 국내 완성차 6사의 5월 1~20일 기간중 판매실적은 4만8469대로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4.1% 감소했다. 업체별로는 현대차(005380)가 2만4818대로 전월비 3.7% 감소한 가운데 기아차(000270)는 1만600대로 무려 9.3% 급감했으며, GM대우차도 4658대로 8.3% 줄었다. 쌍용차(003620)의 경우엔 로디우스의 신차효과에 힘입어 4677대를 기록해 전월보다 8.6% 증가했고, 르노삼성차는 3370대로 0.6% 소폭 늘어났다. 대우상용차는 전월대비 3.4% 감소한 346대였다. ◇현대·기아차, 전월대비 감소..쌍용차는 `로디우스 효과`로 판매증가 차종중에선 승용부문의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이달 20일간 판매된 승용차는 총 2만645대로, 전월대비 6.9% 줄었다. 세그먼트별로는 국내 최대 경쟁차급인 준중형이 5331대가 팔려 전월대비 3.8% 증가했고, 고유가 시대의 수혜로 경차(2433대)가 간신히 전월수준(2450대)를 유지했을 뿐 ▲소형차는 2000대(전월비 -29.0%), ▲중형차는 5073대(-5.1%), ▲대형차는 3836대(-8.2%)에 그쳤다. 레저용차량(RV)중에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예상대로 가장 많은 1만3968대가 팔렸지만 전월동기에 비해선 7.0% 감소했으며, 5~7인승 미니밴(693대)과 9인승 미니밴(1654대)도 각각 10.1%와 10.4%씩 줄었다. RV중 소형버스의 경우엔 쌍용차의 로디우스 론칭으로 전월보다 26.4% 증가한 3529대를 기록했고, 기름값이 싼 경상용차도 고유가 시대를 반영, 805대가 판매돼 전월비 22.2% 늘었다. ◇내수판매 5월 피크도 옛말..불황·고유가 앞에선 `백약이 무효` 한편 내수시장에서 월별 자동차 판매는 연례적으로 5월이 연중 최고의 호황을 보여왔으나 극심한 내수침체로 접어든 지난해부터는 이같은 전통도 깨진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내수수요는 전통적으로 1~2월 비수기를 거쳐, 신차가 집중적으로 출시되는 3~4월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며 5월에 피크를 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2000년대 들어서도 2002년까지는 이러한 전통이 이어져 5월 판매가 연중 최정점에 달했고, 2002의 경우엔 5월 한달간 판매는 월판매 사상 최대수준인 16만1442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의 경우엔 내수판매가 3월부터 성수기에 접어들기는 커녕, 3월(13만971대)을 정점으로 가파른 하락세로 돌아서 5월엔 11만9314대에 그쳤고, 올들어서도 월별판매가 극히 부진한 가운데 5월 판매(1~20일기준)는 4월보다 더욱 뒤쳐지고 있는 형국이다. 물론 올해의 경우도 GM대우의 라세티 해치백, 현대의 투싼, 기아 모닝, 쌍용의 로디우스 등이 3~5월 연이어 론칭됐지만 경제불황에 다 고유가 문제까지 가세하면서 빛이 발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업계는 신차출시와 더불어 마이너스 할부 및 현금할인 등 대규모 판촉활동에 전력하고 있으나 좀처럼 회복기미가 보이지 않음에 따라 업계 일각에선 `백약이 무효`라는 자조섞인 한 숨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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