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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맞은 미국, 소비 폭발했다…1분기 6.4% '깜짝 성장'(재종합)

김정남 기자I 2021.04.30 06:54:24

올해 1분기 미국 성장률 연율 기준 6.4%
시장 예상 부합…2003년 3분기 이후 최고
'미 경제 중추' 소비, 10% 이상 깜짝 성장
백신 접종 확대에 바이든 재정 부양책까지
추후 전망 더 밝아…뉴욕 7월부터 정상화
4월 신규 고용 전망치 최대 210만명 나와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브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텍사스 레인저스 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경기를 지켜보는 관중 다수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완화된 마스크 착용 지침을 발표한 지난 27일(현지시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마스크를 쓰거나 쓰지 않은 행인들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백신이 경제를 살렸다. 미국이 올해 1분기 6.4%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사실상 18년 만의 최대 폭이다. 특히 백신 접종이 광범위하게 퍼지며 미국 전역의 영업 제한이 풀리기 시작하자, 억눌렸던 소비가 10% 이상 폭발하며 성장을 견인했다. 추후 전망은 더 밝다는 낙관론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경제 중추’ 소비, 10.7% 깜짝 성장

29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1분기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속보치는 전기 대비 연율 기준 6.4%로 나타났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6.5%)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미국의 성장률은 속보치, 잠정치, 확정치로 나눠서 나온다. 이날 발표는 속보치다.

미국 경제는 코로나19 사태가 덮친 지난해 1분기와 2분기 각각 -5.0%, -31.4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3분기 33.4%로 뛰어올랐고, 올해 1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세를 보였다. 1분기 성장률 6.4%는 극단적인 기저효과 덕을 봤던 지난해 3분기를 제외하면 2003년 3분기(7.0%) 이후 최고치다. 사실상 18년 만에 최대 폭 성장한 셈이다.

경제가 살아난 건 소비 덕이다. 1분기 미국 소비는 10.7% 급증했다. 상품 소비(23.6%↑)와 서비스 소비(4.6%) 모두 늘었다. CNBC에 따르면 소비가 미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8.2%에 이른다. 소비 폭발이 경제 회복으로 그대로 이어진 것이다.

이는 백신 접종이 늘며 경제 각 분야가 문을 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내 18세 이상 성인 중 코로나19 백신을 1회 이상 접종한 이는 전체의 54.9%다. 무려 1억4183만5469명이다. 2회 접종까지 마친 이는 38.4% 비중이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다. 게다가 바이든 행정부가 1인당 1400달러의 현금을 지급한 것이 소비 여력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추후 전망은 더 밝다. 컨퍼런스보드에 따르면 2분기의 시작인 이번달 소비자신뢰지수는 121.7로 팬데믹 직전인 지난해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폴 애시워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백신 접종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높아진 저축률로 가계에 현금이 넘쳐나고 있다”며 “팬데믹 직격탄을 맞았던 서비스 부문 소비 역시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최대 도시 뉴욕시, 7월부터 정상화

실제 미국 내 각 지역들은 경제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최대 도시인 뉴욕시는 오는 7월 1일부터 100% 정상화 방침을 세웠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이날 MSNBC와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630만명이라는 엄청난 수의 시민들이 백신을 맞았다”며 “뉴욕시의 모든 업소와 사무실, 극장을 완전하게 재개장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예컨대 현재 뉴욕의 각종 공연장은 정원의 33% 이내에서 운영이 가능한데, 소극장의 경우 여름부터 100%를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브로드웨이 극장은 가을부터 정원의 100% 입장이 허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 캘리포니아주는 6월 중순부터 정상화에 돌입할 계획을 갖고 있다. 텍사스주는 이미 지난달부터 봉쇄를 해제했다.

경제 재개로 고용시장 회복도 가속화하고 있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55만3000건으로 전주(56만6000건) 대비 1만3000건 감소했다. 팬데믹 이후 최소치다.

다음달 7일 나오는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은 이미 월가에 파다하다. CNBC는 “4월 비농업 고용 수치가 100만명을 넘을 것”이라고 전했다. 3월의 경우 91만6000명 증가를 기록했다. 미국 투자은행(IB) 제퍼리스는 월가에서 가장 큰 예상치 규모인 210만명 증가를 점치고 있다. 모건스탠리(125만명), 캐피털 이코노믹스(125만명) 등도 100만명 이상을 내다보고 있다.

컨설팅업체 RSM의 조지프 브루셀라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는 회복 초기 단계”라며 “더욱 강하게 팽창할 것”이라고 했다. 로이터는 “미국의 회복 속도는 세계 각국과 비교해 빠른 것”이라고 했다.

이날 지표 호조 덕에 뉴욕 증시는 신고점을 또 갈아치웠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71% 오른 3만4060.36에 거래를 마쳤다. 사상 최고치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8% 오른 65.01달러에 마감했다. 3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최근 5년 미국의 분기별 성장률 추이. (출처=상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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