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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 우박, 소나기' 요란스런 5월 날씨…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상

김경은 기자I 2021.05.05 09:39:26

대기 상층 기압계 흐름 늦어지면서 북쪽 찬공기 남쪽 유입
대기 불안정 심화…따뜻해진 북극, 지구온난화 영향 분석
더 변덕스러워진 봄, "뉴 노멀로 안착 중"

많은 비가 내린 4일 오후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사진=연합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5월에 우박, 폭설, 소나기 같은 때아닌 이상기상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평상시 봄날씨와는 다른 기상이변(Extreme weather event)으로 지구온난화 여파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둥·번개, 돌풍을 동반한 소나기는 지난주부터 잦아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안동지역에는 우박이 관측되기도 했고, 이달 1일에는 강원 산지에 22년만에 5월에 대설특보가 발효된 바 있다. 구룡령을 비롯해 해발고도 900m 이상 강원 중북부 높은 산지에는 2㎝ 내외의 눈이 내렸다.

4일도 오후 3시를 기해 제주에는 호우주의보가 발효됐고, 수도권과 충남서해안, 강원영서북부는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국지적으로 강하게 내리면서 때아닌 장대비를 연출했다.

이같은 기상 현상에 대해 기상청은 우리나라 대기상층을 중심으로 영하 25도 이하의 찬 공기가 유입되고, 무거운 찬공기가 대기 저층의 따뜻한 공기를 강하게 밀어올리며 불안정한 기류를 만들어 낸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대기 상층의 기압계 흐름이 늦어지면서 편서풍이 아니라 북에서 남으로 내려오는 바람이 형성됐다”며 “상층 무거운 찬공기는 아래로 내려오며 지층의 따뜻한 공기를 들어올리게 되는데, 하층 공기를 타격할 만큼 강한 불안정 기류가 발생하면 소나기와 우박 등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마치 오뚜기가 갑자기 뒤집어지는 것처럼 대기가 강한 요동을 치면서 비 구름이 만들어졌다. 외부 수증기가 유입된 것이 아니라 대기 중 공기에 의해 비 구름이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강수량은 적지만, 요란스럽게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다.

이같이 이상 기상 현상이 기후적인 변화로 이어질 지 판단 여부는 긴 시간의 통계가 필요하다. 다만 최근 날씨가 기압계 정체로 인한 것인 만큼 지구온난화와 연관성이 적지않다는 분석이다.

북쪽의 찬공기가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대기상층의 흐름이 정체된 것인데, 이는 북쪽의 찬공기가 지구온난화로 예전에 비해 덜 차가워진 영향이라는 것이다. 북쪽 찬공기를 막았던 장벽이 약해지면서 대기상층의 흐름이 블로킹으로 인해 정체되고, 제자리에서 대기가 돌면서 북에서 남으로 찬공기를 끌어내린 발전기 역할을 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지구온난화에 의한 기후변화라면 앞으로 한반도의 봄은 이같이 극적인 기상 현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성중 극지연구소 박사는 “북극소용돌이가 약화되면서 변동성이 심한 극한 기상 현상이 자주 발생하고 있는데, 여름이 더 더워지고, 겨울 한파가 강해지는 등 변동성이 큰 기상현상이 뉴 노멀로 안착이 될 것으로 본다”며 “북극소용돌이의 사행성이 강해졌고, 해양수온이 계속 올라가면서 대기와 불일치로 인해 발생하는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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