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돋보기]입주민, 갑질하면 과태료 낸다①

김용운 기자I 2020.10.11 09:09:33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우리나라 주택 중 75%는 아파트·연립·다세대주택처럼 여러 가구가 모여 사는 공동주택 형태다. 대한주택관리사협회의 도움을 받아 공동주택에서 실제 벌어지고 있거나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꼭 알아둬야 할 상식은 물론 구조적인 문제점과 개선방안, 효율적인 관리방법 등을 매 주말 연재를 통해 살펴본다.

아파트 경비원이 쌓여 있는 택배상자를 바라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최근 국회 본회의에서 공동주택 경비원에 대한 부당 지시ㆍ명령 금지, 경비원 관리업무 범위 현실화, 관리사무소장 업무 부당간섭 금지 구체화 등을 내용으로 한 ‘공동주택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었습니다.

지난 봄, 아파트에서 일어난 갑질로 인해 관리사무소장과 경비원이 각각 극단적 선택을 한 안타까운 사건들이 발생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갑질 방지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움직임이 국민청원(44만6000여명 신청) 등을 통해 고조되었으며 정부 합동 대책 발표와 청와대 국민청원 답변 등이 이어졌습니다.

이런 공통 인식 속에 국회, 정부, 공동주택 관계 단체 등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합심해 협력한 결과, 사건 발생 4개월여 만인 지난 9월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개정안이 의결됐습니다.

개정된 법률안의 내용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첫째, 경비원 등 근로자에 대한 위법한 지시·명령 금지가 명확화되었습니다. 현행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르면 입주자 등은 경비원 등 근로자에게 업무 이외에 부당한 지시·명령을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더욱 구체화시켜 공동주택관리법 또는 관련 법령에 위반되는 지시·명령을 하는 행위도 금지했습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입주자 등이 경비원 등 근로자에게 부당 지시·명령 및 법령위반 지시·명령 등을 했을 경우, 지자체장은 공동주택관리법 제93조제1항에 따라 사실조사 및 시정명령이 가능하며, 시정명령을 위반한 자에게는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습니다.

둘째, 공동주택 경비원에게 관리업무 허용 명확화입니다. 현재 공동주택 경비원은 주차관리, 택배보관 등 공동주택 관리와 입주민 편의에 필요한 각종 업무들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경비업법 제7조제5항에서는 공동주택 경비원에게 경비업무 외의 업무 수행을 금지하고 있어 관리 현장에서 많은 혼란이 발생했습니다.



이렇듯 공동주택 경비원이 경비업무만 수행하도록 규제할 경우, 공동주택 단지 실정에 맞지 않음은 물론 경비원들의 대량 실직 사태와 관리업무 마비 등 자칫 사회적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이번 개정을 통해 경비업법 제7조제5항에 대한 특례규정을 신설,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공동주택 관리 업무를 근로계약이 정하는 바에 따라 수행할 있도록 법적인 근거가 마련되었습니다.

실제로 대한주택관리사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11일, ‘경비업법 적용 제외’, ‘경비원 업무범위 현실화’ 등의 내용이 포함된 ‘공동주택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직후, 공동주택 경비원에게 경비업법을 엄격히 적용해 일어났던 관련 사건 2건이 종결된 것으로 알려져 관리 현장에서 실질적인 효과가 발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공동주택 경비원에게 주차관리, 택배보관 등 관리업무 허용에 관한 사항은 관계부처 논의를 통해 대통령령 개정, 일선현장 계도기간 등을 고려해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하며 다른 개정사항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될 예정입니다.

셋째, 공동주택 관리사무소장에 대한 업무 부당간섭 금지가 구체화되었습니다. 현행, 포괄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입주자대표회의 등의 관리사무소장 업무에 대한 부당 간섭의 개념을 보다 구체화시켜 실효성을 확보했습니다. 입주자대표회의 및 그 구성원의 관리사무소장 업무에 대한 부당간섭 의미를 ‘공동주택관리법과 관련 법령에 위반되는 지시를 하거나 명령을 하는 경우’ 등으로 구체화한 것입니다.

개정안에 따라 향후 입주자대표회의가 관련 법령을 위반해 관리사무소장의 업무에 부당하게 간섭할 경우, 지자체장은 공동주택관리법 제93조제1항에 따라 사실조사 및 시정명령이 가능하며, 시정명령을 위반한 자에게는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습니다.

한편, 이번에 개정된 법률안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천준호 의원, 이수진 의원, 박용진 의원, 이헌승 의원, 이태규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개정안을 토대로 대안이 제안되어 본회의를 통과되었습니다.

천준호 의원실 발표에 따르면 공동주택 경비원의 고용안정과 근무여건 개선이 이뤄지는 방향으로 업무 범위를 정할 수 있도록 관계 부처인 국토교통부와 공동주택 관계 단체인 대한주택관리사협회, 전국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 전국아파트경비노동자사업단 등과 적극 협의해 추진할 것임을 밝혔습니다.

아울러 대한주택관리사협회는 공동주택 관리 현장에서 끊임없이 반복, 재생산되고 있는 갑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종 제도 개선 요청 등 국회 및 정부 등에 지속적인 의견 제시를 해왔습니다. 지난 5월, 갑질 사건이 다시 발생함에 따라 최우선적으로 공동주택 경비원에 대한 경비업법 적용 제외, 경비원 업무범위 현실화, 갑질 방지, 고용 안정 등의 내용이 담긴 ‘공동주택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의 성안을 위해 많은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앞으로 협회는 관리사무소장을 포함한 전체 공동주택 근로자(관리 종사자)들이 갑질로부터 실질적으로 보호되고 나아가 권익 향상, 처우 개선 등이 이뤄질 수 있는 일터 환경 조성을 위해 관련 법률안들이 추가 발의ㆍ개정될 수 있도록 국회와 정부의 관련 활동에 최대한 협의ㆍ협조하고 지속적인 의견 제시를 해 나간다는 방침입니다.

다음 회(10월18일)에서는 공동주택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 국회 본회의 통과에 따라 이어지고 있는 후속 조치와 각종 현황 등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영상 뉴스

더보기

오늘의 포토

더보기

카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