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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 테마株 기승부리는 종목장세…'상따' 주의해야

고준혁 기자I 2020.08.05 00:30:00

상승종목 대비 하락종목 비율 작년대비 껑충
증시 지배하는 동학 개미 '상따' 투자로 풀이
"동학개미, 시장 발전 긍정적이나 일확천금 태도 버려야"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최근 증시에선 상승 종목이 하락 종목을 크게 웃도는 ‘종목 장세’가 연출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시장에 대한 정보가 적은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늘어난 탓에, 중소형 테마주 위주의 투자가 횡행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분간 이러한 종목 장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커 방어적인 태도로 시장에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2200선 터치 후 2달 간 2300 못 넘어

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오른 종목은 672개로 하락한 종목 171개에 비해 4배 정도 많았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오른 종목이 828개인 반면 하락한 종목은 414개로 오른 종목이 두배 많았다.

올들어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증시로 뛰어들면서 이처럼 오른 종목이 하락한 종목을 크게 웃도는 날이 많아졌다. 상승 종목 수를 하락 종목 수로 나눈 등락비율(ADR·Advance Decline Ratio)은 코스피의 경우 올들어 평균 223.6%를 기록해 지난해 평균인 124%의 두배 수준으로 높아졌다. 20일 평균 ADR로 보면 4일 기준 121.7%다. 이 수치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코스피지수가 1457선까지 떨어졌다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크게 높아져 4월 한때 650%를 넘기도 했다.

코스닥도 마찬가지다. 올해 ADR 평균은 232%로 작년 132.8% 대비 높아졌다.

코스피와 코스닥지수 모두 연고점을 넘어 1년10개월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랐지만, 등락비율로 보면 강한 종목장세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2016년 이후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동시에 4번의 종목 장세가 연출됐었다”며 “현재의 경우 증시의 추세적 하락세는 아니나 3월 중순 이후 매우 높은 수준의 종목장세라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일확천금 노린 추격매수 자제해야”

이같은 종목 장세는 코로나19 이후 증시에 대거 유입된 동학 개미들의 테마주 투자나 ‘상따(상한가 따라잡기)’ 투자 경향이 최근 들어 짙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수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형주는 하락 또는 보합세를 보이는 반면 중소형주들이 오를 때 종목 장세가 나타나는데, 이는 테마주나 상따 투자가 증가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지난달 코스피에서 개인투자자의 거래 비중은 약 70%로 지난 2003년 4월 이후 최대치로 집계되는 만큼, 현재 증시를 지배하는 동학 개미로 인해 이러한 투자 패턴이 나타나는 셈이다.

이재윤 SK증권 연구원은 “지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중소형주 상승으로 종목 장세가 연출되는데 이는 펀더멘털과는 무관하게 단순 테마를 보고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신풍제약(019170)신일제약(012790)은 3월 저점 이후 각각 9배에서 5배의 수익률을 보이는 등 일부 제약 업종에서 극단적인 상황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종목 장세에선 상승에 대한 이유를 찾기도, 어디까지 오를지도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보수적인 태도로 시장에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한대훈 연구원은 “개인투자자들의 주식시장 유입은 시장 발전엔 매우 긍정적이지만 일확천금보다는 펀더멘털에 집중한 투자 태도도 필요해 보인다”며 “급등 종목을 추격매수하기보단 펀더멘털에 충실한 투자가 필요한 시기다”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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