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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대 고정금리 시대…주담대 금리 '역대 최저' 근접했다

김정남 기자I 2019.01.17 06:00:00

국민銀 주담대 고정금리 2% 후반대
2년반來 최저…사상 최저 수준 근접
경기 둔화…장기금리 뚝 떨어진 영향
고정·변동금리 역전 '이상현상' 지속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직장인 이모(40)씨는 최근 주거래은행에서 대출 상담을 받고 짐짓 놀랐다. 집을 살까 고민했던 지난해 여름께 들었던 주택담보대출 금리보다 훨씬 낮았기 때문이다. 이씨 머리 속에 각인된 혼합형 주담대 금리(첫 5년 고정금리·이후 변동금리)는 3% 중후반대. 그런데 현재 5년 고정 주담대 금리는 우대금리를 적용하면 최대 2% 후반대까지도 가능하다고 한다. 불과 반 년 사이 0.7%~0.8포인트는 족히 내린 것 같다는 게 이씨의 말이다.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며 주담대에 연동된 금융채 장기금리가 뚝뚝 떨어지자 대출금리도 즉각 영향을 받은 것이다. 그는 “변동금리는 오르는데, 고정금리는 오히려 떨어져 의아했다”며 “3% 안팎 고정금리라면 대출을 일으켜볼 만할 것 같다”고 했다.

◇경기 둔화…장기금리 뚝 떨어진 영향

주담대 고정금리가 2년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하고 있다. 어느덧 사상 최저치에 근접했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은 이상현상도 수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주 KB국민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2.82~4.32%로 나왔다. △자사 신용카드 사용 △급여이체 신청 등 우대금리 최고 1.50%포인트를 적용했을 때 2% 후반대 금리까지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단기 고점인 지난해 2월 말(3.84~5.04%)과 비교하면 상단 기준 0.72%포인트, 하단 기준 1.02%포인트 각각 하락한 것이다. 1년새 내림 폭이 1%포인트 이상이다.

2%대 고정금리는 흔한 게 아니다. 국민은행의 5년 고정 주담대 금리가 가장 낮았던 때는 2016년 7월께다. 당시 2.70%까지 내렸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1.25%)였을 때다. 그 이후 2년반 만에 다시 3%대가 깨진 것이다. 현재 국민은행의 고정 대출 기준금리(MOR·Market Opportunity Rate)는 2.04%에 불과하다.

다른 시중은행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이날 신한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3.10~4.21%를 기록했다. 우리은행(3.05~4.05%)과 KEB하나은행(3.04~4.24%) 역시 3% 초반까지 내려와 있다.

고정금리가 급락한 것은 서울채권시장 상황과 관련이 있다. 주담대는 만기가 긴 금융채 5년물과 주로 연동돼 있는데, 최근 장기채권 금리가 뚝뚝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금융채 5년물 금리는 2.043%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9일(2.026%)을 제외하면 2017년 4월5일(2.036%) 이후 가장 낮다.

채권시장 한 인사는 “국내외 경기가 하강 국면이라는 점은 이견이 없다”며 “장기채 금리도 당분간은 아래를 향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때문에 주담대 고정금리가 2% 중반대까지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부동산 실수요자라면 지금 고정금리 대출을 받는 게 나쁘지 않다는 조언이 나오는 이유다.

◇고정·변동금리 역전 ‘이상현상’ 지속

반면 만기가 짧은 채권과 연동된 주담대 변동금리는 상승 추세다. 한은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정상화, 다시 말해 기준금리 인상 쪽으로 여전히 기울어 있어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변동 대출 기준금리(COFIX·cost of fund index)는 지난해 12월 기준 2.04%(신규취급액)로 전월 대비 0.08%포인트 상승했다.

상황이 이렇자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높은 이상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국민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는 3.26~4.76%. 고정금리보다 0.44%포인트 더 높다. 금리 역전 현상은 지난해 8월 이후 반년째 계속되고 있다. 현재 변동금리는 1년 전인 지난해 1월말 당시 3.28~4.48%와 비교해 큰 변화가 없다. 고정금리가 큰 폭 내린 것과 대조된다.

신한은행(3.39~4.74%)과 우리은행(3.44~4.44%)도 마찬가지다. 두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최근 1년 사이 각각 0.2%포인트 안팎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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