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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의소음]③"쉿~! 이 소리 들어보세요"…광고계도 접수한 ASMR

송주오 기자I 2018.05.04 06:00:00

작년 국내 유튜브 인기 광고 6위 '육칼 ASMR' 편
경동제약 ASMR 광고, 방영 3개월 만에 조회수 430만 돌파
ASMR 관심 2016년부터 급증…광고업계 이용도 활발
광고업계, "청각 강조한 ASMR 몰입도 높이는 데 탁월"

풀무원의 육칼 ASMR 광고편이 지난해 유튜브 인기 광고 6위에 올랐다. 해당 광고는 라면의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으로만 광고를 제작해 인기를 끌었다.(사진=육칼 ASMR편 유투브 갈무리)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ASMR(자율감각 쾌락반응)은 광고업계에서도 화제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사이트인 유튜브 코리아에서 2017년 광고 영상 인기순위를 집계한 결과 ASMR 광고가 6위에 올랐다. 이 광고는 풀무원(017810)의 ‘김풍이 들려주는 육개장칼국수 ASMR…. 라면 먹고 갈래?’로 ASMR을 전면에 내세운 광고다. 조회 수만 371만회에 달했다. 해당 광고는 같은 해 1분기 유튜브에서 가장 많이 본 광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 광고는 배경음악 없이 라면의 전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리를 담았다. 봉지를 뜯고 파를 다듬고 물을 끓이는 등 각각의 조리 과정에서 나오는 백색 소음을 극대화해 인기를 끌었다. 유튜브는 “소리를 이용해 침샘을 자극했다”며 광고의 인기 요인을 분석했다. 풀무원 육칼은 광고 화제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 180억원을 기록했다. 칼국수라면 점유율은 36.5%로 이 시장에서 1위다.

올해는 경동제약(011040)이 진통제 ‘그날엔’ 광고에 ASMR을 썼다. 가수 겸 배우인 아이유의 속삭이듯 위로하는 멘트와 함께 제품 개봉 소리를 섞었다. 취업준비생을 위로하듯 읊조리는 속삭이는 ‘취준생’ 편은 방영 3개월 만에 조회수 430만회를 돌파했다. 이외에도 배달통, 더페이스샵 등에서 ASMR 광고를 선보였다.

(사진=경동제약)
광고업계에서 ASMR을 접목한 사례는 2016년부터 두드러졌다. 소비자들의 관심이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2015년까지 ASMR 검색 빈도는 50을 밑돌았으나 2016년부터 급격히 늘었다. 2월과 3월 사이에는 검색 빈도가 100까지 치솟았다. ASMR의 검색 빈도는 시간이 흐를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트렌드를 반영해 동서(026960)식품과 이니스프리는 2016년 각각 ‘리츠’, ‘나는 한란을 씁니다’ 광고의 ASMR편을 방영했다. 리츠는 과자의 바삭한 식감을 강조했다. ‘나는 한란을 씁니다’ 편은 자연의 소리를 담는 데 주력했다. 이를 통해 이니스프리의 브랜드 철학인 자연주의를 소비자에게 각인시키는 효과를 거뒀다.

ASMR의 효과는 지난달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도 빛을 발했다. 이번 회담의 하이라이트로 일컬어지는 도보회담에서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도보회담은 배석자 없는 단독회담으로 주변에 마이크도 없어 대화장면만 볼 수 있었다. 당시 방송으로 이 장면을 시청한 국민들은 주변 새소리와 바람소리 등만 들을 수 있었다. 대화 내용을 알 수 없었음에도 주변 소음이 오히려 남북 평화 분위기를 자아내면서 최고의 장면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흔히 마케팅에선 오감만족 기법을 많이 사용한다. ASMR은 그중에서도 청각을 적극 이용한 것”이라며 “바로 옆에서 누군가 말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켜 주목도와 몰입도를 높일 수 있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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