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르포]"어서 오셔유. 없는거 빼고 다 있어유" 봄내음 축제 '청주 육거리 시장'

박경훈 기자I 2017.05.01 05:02:00

봄내음 축제, 이달 14일까지 열려
'청주 육거리 시장'도 축제 준비 분주
투어 상품, 외국인 관광객 기념품 증정 등 다양한 행사 준비
'없는 것 없는 충북 최대 시장' 먹거리도 일품

2017 전통시장 ‘봄내음’ 축제는 이달 14일까지 열린다. 청주 육거리 종합시장은 이번 축제로 일일 유동인구가 기존(3만명)보다 5000명 늘어난 3만5000명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한다. (사진=박경훈 기자)
[청주=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없는 거 빼고 다 있어유. ‘만물상’이라고 할 수 있쥬.”

2017 전통시장 ‘봄내음’ 축제를 맞아 지난달 29일 찾아간 충북 청주 ‘육거리 종합시장’. 첫인상은 ‘없는 거 빼고 다 있다’가 무슨 뜻인지를 실감케 했다. 육거리 시장은 충북권의 모든 산물이 한곳에 모이는 대표적인 종합시장이다. 불과 3미터 반경에 해산물·육류·채소 가게 등이 몰려 있는 모습은 이색적이었다. 또 다른 골목에는 의류, 잡화점 등이 일렬로 들어서 있다. 50년동안 2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가게부터 막 자리잡은 젊은 부부의 강정집까지 담고 있는 이야기도 천차만별이다.

충북권 최대 전통시장인 육거리 시장의 기원은 19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구한말 현재 위치(청주시 상당구)가 교통 중심지로 발전하며 하나둘씩 상점들이 모여들었다. 한국전쟁 이후 본격적인 시장으로 모습을 갖췄다. 육(六)거리의 어원은 과거 시장 입구를 중심으로 여섯개의 도로가 나 있다는 데에서 나왔다. 현재 육거리 시장은 점포 1200여개, 일일 유동인구 3만명, 일평균 매출규모가 3억원에 달하는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전통시장이다.

청주 육거리 종합시장은 다양한 품목이 즐비하다. 의류 상점이 몰려 있는 골목. (사진=박경훈 기자)
◇‘충북 투어’와 함께하는 육거리 시장…상품권은 덤

근래 수많은 전통시장이 심각한 쇠퇴를 겪고 있지만 육거리 시장은 다르다. 이곳 역시 근처에 대형마트가 들어섰다. 최경호 육거리종합시장상인연합회 회장은 “공산품에서는 대형마트를 따라가기 어렵지만 1차 식품은 가격과 신선도 등 모든 면에서 앞서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주차타워(70면 규모), 아케이드 신설 등 자구책을 실현해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이번 전통시장 봄내음 축제는 이달 14일까지 약 2주간 진행한다. 청주 육거리 시장은 △스탬프 투어 △나전공예 체험행사 △푸드쉐어 △충북 투어 △외국 관광객 기념품 증정 등을 준비했다. 눈에 띄는 행사는 투어 상품이다.

충북 투어 상품은 충북도와 한국관광공사가 준비한 야심작이다. 지마켓, 옥션 등 오픈마켓에서 1만8900원짜리 ‘충북 봄 여행주간 2탄 상품’을 구매하면 ‘서울시청’·‘교대역(서울지하철 2·3호선)’ 앞에 준비된 버스를 타고 충북으로 떠날 수 있다. 대통령의 휴식지로 사용됐던 ‘청남대’, 육거리 시장,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의 배경이 되기도 한 벽화마을 ‘수암골’이 투어 코스다. 특히 이 상품을 즐기는 관광객에겐 온누리 상품권 5000원을 증정한다. 이를 이용해 육거리 시장에서 점심을 해결하거나 장보기를 체험할 수 있다.

연경환 글로벌명품시장육성사업단 전문위원은 “외국인 관광객을 모으기 위해 청주공항에 따로 직원을 배치해 ‘기념품 교환권’을 나눠주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신미화 청정식품 사장, 이종민 바른강정 사장, 금강설렁탕, 꼬마족발. (사진=박경훈 기자)
◇정성 들어간 음식 “한 번 맛 보셔유”

육거리 시장은 한가지 특화 메뉴로 시장을 도배하다시피한 여타 전통시장에 비해 맛 선택폭이 넓다. 40년동안 2대째 김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신미화(48)씨는 “기름부터 원초까지 저희가 직접 만드는 게 저희 가게의 비결”이라며 “직접 생김을 산지 공장에서 주문 제작해 가져온다”고 자랑했다. 이곳의 또 다른 별미로는 꼬마족발이 있다. 이미 각종 맛집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이 족발 가게는 시장 초입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이외 곱창전골, 보리밥 등도 추천 음식이다.

육거리 시장의 먹거리는 가격도 ‘착하다’. 51년 된 설렁탕 집의 한 그릇 가격은 단돈 7000원. 서울에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가격이다. 모든 식재료는 직접 만든다. 역시 2대 동안 설렁탕 집을 운영 중인 박재연(52)씨는 “4년째 이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건물이 저희 거라 파격적 가격이지만 밑지는 장사는 아니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번 축제에서 최 회장은 “‘카드 받기’, ‘친절하기’, ‘환불·교환 철저히 하기’ 등 3대 혁신 서비스를 상인회 차원에서 꾸준히 추진 중”이라며 “전통시장을 많이 사랑해주고 잊지 말고 찾아주셨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