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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이냐 바이든이냐…한반도 선택지도 180도 바뀐다

정다슬 기자I 2020.11.05 00:00:00

트럼프 당선 시, 대북정책 일관성 확보…강경화 방미 오브라이어 방한
7개월 공전된 방위비 분담금 협상 더이상 늦출 수 없을 듯
바이든 당선 시, 트럼프 정책 재검토에 상당시간 걸릴 듯
JCPOA 합의 이끌어낸 설리번…북핵도 같은 접근할까 '관심'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제46대 미국 대통령 선거가 막판까지 초접전으로 진행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승리하느냐,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하느냐에 따라 대북정책, 한미 동맹 등 한반도가 직면한 선택지도 180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강경화 내주 방미…종전선언 추진력 얻나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대북정책의 일관성이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종전선언’을 추진력으로 한 남북·북미 대화를 재개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서훈 국가안보실장,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 외교안보 라인은 미국이 대선정국에 들어간 이후에도 연쇄적으로 방미하며 대화의 끈을 놓지 않았다. 미국 대선이 끝날 때까지 관망하던 북한이 내년 1월 당 대회를 기점으로 행동에 나설 것이란 관측 때문이다. 미국 대선이 끝난 후 최대한 빨리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로 복귀시키기 위한 사전 작업을 한 셈이다.

당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이 본부장이 다음 주 초 방미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및 대북특별대표와 만난다. 트럼프 2기 들어 첫 고위급 대화인 만큼 한미동맹을 비롯해 북한 이슈까지 폭넓은 대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내달 방한할 예정이다.

특히 북한이 ‘더이상 정상회담만을 위한 쇼는 없다’고 단호히 선을 그은 상황에서 대화 재개를 위한 추진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관심사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종전선언을 통해 비핵화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미국과 북한은 이에 대해 구체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은 최대 난제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4월 잠정 합의안이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로 막판 무산된 뒤 “할 만큼 했다”는 기조 아래 방위비분담금 협상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유보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동맹을 중시하는 바이든 정부가 들어설 경우, 방위비 협상이 순조롭게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도 있었다. 다만 ‘트럼프 시대’가 4년 더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면서 정부로서는 더는 방위비 협상을 지연시키기 어려운 상황이다. 주한미군 감축이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지만, 트럼프 행정부라면 이를 카드로 압박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밖에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정부의 ‘편가르기’ 역시 정부의 딜레마다. 트럼프 행정부는 클린네트워크, 경제번영네트워크(EPN), 쿼드(QUAD) 등 반(反)중 동맹 등을 통해 중국을 경제·안보적으로 고립시키려는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중국을 떼놓을 수 없는 우리나라의 경우, ‘어느 한 쪽을 선택하라’는 압박이 커질수록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전략적 인내 막아야”…방위비 협상은 순조롭게 마무리될 듯

바이든 후보가 미국 새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미국은 한반도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시간이다. 바이든 후보를 비롯해 캠프 주요 인사들은 트럼프 정부 당시 훼손된 동맹 관계를 회복하고 다자주의적 접근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상당한 시간을 트럼프 시대 4년을 리뷰하고 재설정을 하는데 보낼 가능성이 크다.

당장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1년 반 남짓 남은 상황에서 이 과정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문재인정부의 대북정책 동력은 떨어지게 된다. 한국 입장으로서는 또다시 반갑지 않은 ‘전략적 인내’가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로서는 이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루빨리 새 정부의 주요 직을 맡을 것으로 보이는 인사들과 접촉해 바이든 정부의 외교안보 우선순위에 대북정책을 올려놔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북한이 핵을 아직 개발하지 않은 상황이었던 오바마 정부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얘기도 있다. 현재 북한은 핵을 보유하고 있고 이를 미국 본토까지 날릴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상당 수준으로 개발한 것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무정책으로 일관했던 당시와 달리 미국의 입장에서도 북한을 가만히 내버려둘 수 없다는 분석이다..

국무장관 후보로 유력한 제이크 설리반은 이란 핵합의(JCPOA)라는 성과를 낸 바 있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거론되는 토니 블링큰 전 국무부 부장관 등도 단계적 비핵화 등이 현실적이라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단계적·동시적 비핵화라는 측면에서 접근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골치를 앓았던 방위비 협상은 순조롭게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정강정책에서 ‘우리는 결코 동맹들에게 보호비(protection rackets)를 달라고 위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美 바이든 정부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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