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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의 뚝심` SK하이닉스, 2Q 영업益 3조 돌파 초읽기

양희동 기자I 2017.06.15 06:00:00

반도체 사업 진출 5년여만에 이룬 최대 성과
1분기 이어 2분기도 영업이익 신기록 경신
이천공장 3D낸드 양산으로 하반기도 기대
2017년 연간 영업이익 12조원 넘어설 전망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반도체 사업에 진출한지 5년 여만에 SK하이닉스(000660)의 분기 영업이익 3조원 시대 개막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글로벌 메모리시장 ‘슈퍼사이클’을 타고 지난 1분기 처음 영업이익 2조원을 돌파한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또다시 3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 실적 경신 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거둬들인 1년치 영업이익과 맞먹는 수준이다. SK하이닉스의 신기록 행진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지난 4월 세계 최초로 개발한 4세대 72단 3D낸드가 양산되는 올 하반기까지 계속돼, 연간 영업이익이 총 1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1·2분기 연이은 신기록 행진…崔회장 올해 20조 반도체 투자

최태원 SK그룹 회장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2분기 SK하이닉스 영업이익 추정치는 3조~3조 84억원선으로 전년동기(4528억원) 대비 6.6배에 달한다. 분기별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였던 전분기(2조 4676억원)와 비교해도 22% 가량 늘어난 수치다. 매출도 역대 최고치였던 전분기 6조 2895억원보다 약 8% 늘어난 6조 8000억원 안팎으로 예측된다.

SK하이닉스는 창사 이래 작년까지 최대 분기 실적이 매출의 경우 지난해 4분기 5조 3576억원, 영업이익은 2014년 4분기 1조 6671억원 등이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매분기마다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울 기세다. 이런 눈부신 성과에 대해 업계에서는 최태원 회장이 2011년 11월 SK하이닉스를 인수한 이후 지속해온 과감한 투자가 메모리 슈퍼사이클과 맞물리며 결실을 맺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올해 들어서도 최 회장은 SK하이닉스에 7조원의 시설투자를 결정하고, 일본 도시바 지분 51% 인수(10조원), 반도체 장비회사인 LG실트론 지분 전량 인수(1조 2000억원) 등 20조원에 가까운 돈을 쏟아부었다. 제조 기술면에서 올 하반기 10나노미터(nm·10억분의 1m) D램 제품과 72단 3D낸드 양산을 시작해 업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의 미래 먹거리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역량 강화를 위해 이달 말 자회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IC’(초기 자본금 3433억원) 설립도 결정했다. 최 회장이 파운드리 사업에 싣는 무게감은 초대 대표이사를 김준호 경영지원총괄사장에게 맡겼다는 사실에서도 엿볼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검사 출신인 김 사장은 SK그룹과 SK텔레콤 등을 거쳤고 SK하이닉스 인수를 주도하는 등 최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인물”이라며 “반도체 투자 등 회사 전반을 운영·관리해온 그에게 파운드리를 맡겼다면 사업에 거는 기대감이 크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최 회장이 중국 출장을 다녀온 직후인 이달 초 D램 공장이 있는 중국 우시를 방문해 현지 상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이달말 이천 공장 3D낸드 본격 양산…연간 이익 12조 넘을듯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와 4분기에도 영업이익이 3조 3000억~3조 5000억원에 달해 2분기 실적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달 말 경기도 이천 ‘M14’공장 2층 클린룸 공사가 완료되면 3세대 48단 및 4세대 72단 3D낸드가 본격 양산돼 모바일용 및 SSD(솔리드스테이트디스크) 등 낸드 제품의 수익성이 한층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천 M14공장 가동과 함께 SK하이닉스의 낸드 출하량도 올 상반기에는 분기별 53억개 수준에서 3분기엔 67억 9000만개, 4분기엔 79억 4400만개로 40%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출하량 증가와 함께 지난 1분기 기준(IHS마킷 자료) 세계 5위(11%)인 낸드시장 점유율도 도시바 인수전 결과에 따라 1위인 삼성전자(35.4%)와 양강체계를 이룰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은 연초의 시장 우려와 달리 견고해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은 12조 8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며 “D램 시장의 수요·공급 균형과 낸드의 공급 부족 심화 등으로 내년 영업이익도 13조원 이상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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