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한동철 신작·걸스플래닛…아이즈원 해산에 걸그룹 '지각변동'

김현식 기자I 2021.05.04 11:00:00

아이즈원, 2년 6개월 활동 마치고 해산
K팝 걸그룹 시장 지각변동 예고
新 걸그룹 프로젝트에도 관심 쏠릴 듯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이 기사는 이데일리 홈페이지에서 하루 먼저 볼 수 있는 이뉴스플러스 기사입니다.

K팝 걸그룹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 전망이다. 막강한 인기를 자랑하며 톱 걸그룹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던 아이즈원(IZ*ONE)이 2년 6개월간 펼친 프로젝트 활동을 종료하고 공식 해산해서다. 아이즈원이 뿔뿔이 흩어지면서 큰 공백이 생긴 가운데 새롭게 탄생할 예정인 프로젝트 걸그룹들이 그 빈자리를 메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그래픽= 이미나 기자)
강렬했던 ‘아이즈원 파워’

아이즈원은 2018년 방영한 Mnet 아이돌 오디션 ‘프로듀스48’을 통해 만들어진 12인조 걸그룹이다. 팀에는 권은비, 강혜원, 최예나, 이채연, 김채원, 김민주, 조유리, 안유진, 장원영 등 한국 멤버 9명과 미야와키 사쿠라, 야부키 나코, 혼다 히토미 등 일본 멤버 3명가 속해 있었다.

‘프로듀스48’은 Mnet의 ‘프로듀스101’ 시리즈와 일본의 국민 걸그룹으로 통하는 AKB48 시스템을 결합한 프로젝트로 방영 당시 양국에서 주목을 받았다. 덕분에 아이즈원은 2018년 10월 29일 첫 EP ‘컬러아이즈’(COLOR*IZ)를 발매하고 정식 데뷔한 직후부터 화제를 몰고 다녔고, 양국을 오가며 왕성하게 활동한 결과 K팝 대표 걸그룹 중 한 팀으로 성장했다. 애초 프로젝트 활동 기간은 2년 6개월로 정해져 있었다.

아이즈원(사진=이데일리DB)
화력은 어느 정도였을까. 아이즈원은 지난해 6월 발매한 EP ‘오나이릭 다이어리’(Oneiric Diary)로 51만5492장의 음반 판매량(이하 가온차트 2020년 연간차트 기준으로 ) 기록하며 인기를 과시했다. 이는 블랙핑크의 ‘디 앨범’(THE ALBUM, 124만4802장)과 트와이스의 ‘모어 앤드 모어’(MORE & MORE, 57만3431장)에 이어 지난해 발매된 걸그룹 앨범 중 판매량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아이즈원이 ‘오나이릭 다이어리’를 포함해 지난해 발매한 3장의 음반으로 기록한 음반 판매량은 무려 140만장이 넘는다.

한동철 PD(사진=포켓돌스튜디오)
한동철 신작·걸스플래닛 출격 대기

아이즈원이 해산한 가운데 프로젝트 걸그룹 결성을 위한 신규 오디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고 예고한 건 ‘오디션계의 대부’로 통하는 스타 PD인 한동철 PD와 ‘오디션 왕국’으로 불리는 음악채널 Mnet이다. 최근 방송가에는 트롯 오디션 열풍이 거세게 불었던 반면, 아이돌 오디션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 같은 상황에서 등장하는 새로운 걸그룹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K팝 팬들의 이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활동을 마친 아이즈원의 배턴을 이어받을 프로젝트 그룹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10대들에게 새로운 스타는 언제나 주목의 대상이고 보이그룹에 비해 걸그룹이 상대적으로 팬덤뿐 아니라 일반 대중의 관심을 얻기에도 용이한 만큼 새로운 걸그룹 프로젝트들이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여지가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동철 PD는 MBC와 손잡고 ‘숨은 원석’ 찾기에 나섰다. ‘프로듀스101’, ‘쇼미더머니’, ‘언프리티 랩스타’ 등 다수의 오디션 프로그램을 성공시킨 한동철 PD가 선봉에 선 만큼 업계 안팎의 이목이 쏠리는 중이다. 11월 론칭을 목표로 지원자 모집을 시작한 가운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까지 하루에도 수만 건의 지원 메일이 쏟아지고 있다고 한다. 트롯 오디션의 부흥과 코로나19 장기화 속 기세가 한풀 꺾인 아이돌 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게 한동철 PD가 이끄는 걸그룹 프로젝트 측의 각오다.

‘걸스 플래닛’(사진=Mnet)
‘프로듀스48’을 통해 한일 합작 걸그룹인 아이즈원을 탄생시켰던 Mnet의 경우 이번엔 범위를 한층 더 넓힌 ‘걸스 플래닛’(Girls Planet 999) 론칭을 준비 중이다. ‘걸스플래닛’은 한국, 일본, 그리고 중국을 거점으로 둔 아이돌 지망생이 참가 대상이다. 프로그램은 하반기 방영 예정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활동하는 걸그룹을 탄생시키는 게 Mnet의 목표다. 현재 3차 예선이 진행되고 있으며 제작진이 데뷔 경력이 있는 이들과도 접촉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프로듀스’ 시리즈 조작 사태로 인해 아이돌 서바이벌을 향한 대중의 신뢰가 떨어진 상태라는 점은 한동철 PD의 신작과 ‘걸스 플래닛’ 모두 풀어내야 할 숙제다. 아이즈원 측이 활동 연장을 원하는 목소리가 높았음에도 해산을 택한 것을 조작 사태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결과로 보는 시선이 적지 않다. 최영균 대중문화평론가는 “프로젝트 그룹에 대한 대중의 니즈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조작 사태의 여파로 인해 낙관적인 전망만을 내놓기는 어렵다”면서 “올해 론칭을 예고한 신규 프로그램들이 낼 성과가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재부흥 여부를 결정하는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스트 아이즈원’ 나올까

한편 여전히 일부 팬들은 아이즈원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아이즈원의 ‘리론칭’ 활동 제작비 모금을 위한 크라우드펀딩이 진행돼 30억원 이상의 금액이 모인 상태이기도 하다. 그러나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게 각 멤버 기획사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새 그룹 투입, 솔로 혹은 연기 활동 등 각 멤버의 기획사별로 나름의 플랜이 있을뿐더러 여러 기획사가 팬들이 모금한 금액으로 앨범 기획을 함께하는 게 여러모로 부담스러운 일이라서다.

이런 가운데 근래 데뷔한 신인 걸그룹들의 성장세와 아이즈원 출신 멤버들이 속하게 될 파생 그룹의 탄생 여부 등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아이즈원만큼의 파급력을 낼 대체 팀이 빠르게 나타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즈원이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형성된 강력한 결집력을 자랑하는 팬덤을 기반으로 두고 특정 기간 동안 단발성 활동을 펼친 결이 다른 형태의 걸그룹이었기 때문이다. 앞서 ‘프로듀스101’ 시즌1을 통해 결성된 프로젝트 걸그룹 아이오아이 출신 멤버들이 중심이 된 새로운 걸그룹인 구구단, 프리스틴 등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해체한 일도 있었다.

최영균 평론가는 “프로젝트 그룹들의 멤버들이 흩어졌을 때 내는 화력의 총량이 팀으로 한 데 뭉쳐 활동할 때에 미치지 못했던 경우가 많았던 게 사실”이라면서 “그런 만큼 지난해 걸그룹 음반 판매량을 이끌던 한 팀이었던 아이즈원의 해산은 시장 전체로 봤을 때 아쉬운 일이라고 할만 하다”고 평했다.

정민재 평론가는 “음반 분야에서 압도적 성과를 내던 팀이었던 아이즈원이 걸그룹 라인업에서 빠지게 된 만큼 해당 팬덤이 어디로 넘어갈 것인가에 대한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라며 “기존 활동 팀 혹은 신인 팀들에겐 새롭게 주목을 받을 수 있는 기회의 순간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아이즈원(사진=이데일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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