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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모킹 건’ 또 있다‥트럼프 시한폭탄 터지나(종합2보)

안승찬 기자I 2017.05.18 04:08:44

‘트럼프가 러시아 수사 중단 요구’ 메모에 일파만파
트럼프와 나눈 대화 메모 더 있다..의회 메모 제출 요구
공개는 시간문제..뉴욕증시 급락세 '시장도 충격파'



[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스모킹 건(Smoking Gun), 막 연기가 피어오르는 권총만큼 살인의 결정적인 증거는 없다.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시리즈에서 시작된 이 표현은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사건 때 본격적으로 회자됐다.

당시 미국 의회가 워터게이트 도청 사건의 결정적인 증거를 찾고 있을 때 뉴욕타임스(NYT)는 “스모킹 건은 어디에 있나?”라고 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격 해임한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메모가 ‘스모킹 건’으로 급부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미 전 국장이 일을 잘 못해서 해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전 국장을 불러 FBI의 러시아 내통 수사를 막으려고 했다는 내용이 담긴 메모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한 코미 전 국장의 메모에 따르면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집무실에서 테러리즘과 관련된 보고를 받은 이후 코미 전 국장만 남긴 채 “당신이 이 문제(러시아 내통 의혹 수사)를 그냥 놔뒀으면 한다(I hope you can let this go)”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의 최측근 중 한명인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수사에 대해 “수사를 끝내고 플린을 놔주는 것에 동의해주길 바란다. 플린은 좋은 사람”이라고 했다. 코미 전 국장은 수사 종결 요구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고 “플린이 좋은 사람이라는 것에 동의한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의 폭로로 사태는 일파만파로 커지는 가운데 코미 전 국장의 메모가 더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17일 인터넷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는 코미 전 국장 측근의 말을 인용해 코미 전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나눈 대화를 대부분 메모해 놓았다고 보도했다.

CNN도 한 소식통과의 인터뷰를 통해 “코미가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너무 놀란 나머지 좋든 나쁘든 자신이 기억하는 모든 것을 다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코미는 뭔가 중대한 일이 일어났다고 판단했으며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기억을 남기기를 원했다”고 설명했다.

코미 전 국장은 이 메모를 FBI 동료들과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미 전 국장의 메모가 어디서 추가로 뛰어나올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메모를 당장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메모 제이슨 차페츠(공화·유타) 하원 정부개혁감독위원회 위원장은 “위원회는 코미 메모가 존재한다면 입수할 것”이라며 “가급적 빨리 볼 필요가 있다. 제출을 요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공화당의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이날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원 정부감독위원회가 코미 전 국장의 메모 사본 제출을 요구했다고 밝히면서 “코미 전 국장의 진술을 듣길 바란다”고 밝혔다. 코미 전 국장의 메모가 공개되는 것은 이제 시간문제다.

혹시나 하던 트럼프 대통령의 FBI 수사 외압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자리를 보전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그간 무디게 반응하던 뉴욕증시도 급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오후 2시55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5% 급락한 2만661.95를 기록중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1.5% 하락한 2364.17에서 거래되고 있고,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던 나스닥 지수도 2.2% 급락한 6034.41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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