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되는 사업에 집중"..씨티그룹, 亞 소매금융 손 떼는 이유

김인경 기자I 2021.04.18 09:40:04

피터 바베지 씨티그룹 아시아태평양 CEO, WSJ 인터뷰
지난해 아시아 수익 대부분이 中 기업금융·고액자산가 수익
"亞 소매금융 사려는 곳 많다"면서도 구체적 방식은 언급 안해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씨티그룹이 한국과 호주를 비롯해 대다수 아시아 국가에서 ‘소매금융’ 사업을 철수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고액 자산가 관리 사업이나 기업금융은 강화할 것이라 밝혔다. 씨티그룹 아시아태평양 수장은 장점이 있는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며 이같은 배경을 밝혔다.

17일(현지시간) 피터 바베지 씨티그룹 아시아태평양 최고경영자(CEO)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를 갖고 “2025년까지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프라이빗뱅커(PB)와 기업금융 전담역 1100명, 기술운영직 1200명을 추가고용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현재 씨티그룹이 아시아 지역에서 운용하는 고액 자산가 관리 규모 3000억달러(약 335조원)를 50%를 더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2015년의 씨티그룹의 아시아지역 부유층 운용 자산규모가 2550억달러에 머무르고 있고 지난 6년 동안 18%가 늘어난 데 그친 점을 고려하면 쉽지 않은 목표다.

바베지 CEO는 “장점이 있는 분야를 선택해 집중해야 한다”면서 “아시아는 전세계에서 가장 성장 잠재력이 큰 지역인 만큼, 우리로선 이곳에서 제대로 일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아시아는 1분기(2021년 1~3월) 씨티그룹의 글로벌 수익에서 18%를 벌게 해 준 지역이다. 중국기업 관련 기업금융 수익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반면, 아시아 소매금융의 수익성은 매우 낮아 지난해 아시아 국가에서 순이익을 거두지 못했다는 게 WSJ의 설명이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했을 때, 그는 거액 자산관리 부문에 주력해 앞으로 기관고객을 더 유치할 수 있길 바란다고 평가했다. 이미 씨티그룹은 고액 자산가 관리를 위해 지난해 9월 중국 정부로부터 자산관리 라이선스를 발급받기도 했다.

씨티그룹은 지난 15일 아시아, 유럽, 중동 지역 13개 국가에서 소비자금융사업을 철수한다고 밝혔다. 사업을 철수하는 13개국 중 10개국이 아시아권으로 한국, 중국, 인도, 호주가 포함됐다. 아시아 전역에서 223개 지점과 1720만에 이르는 개인 계정 대다수가 매각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씨티그룹은 거액자산가가 많은 싱가포르, 홍콩, 영국, 아랍에미리트(UAE)에는 소매금융 사업을 남겨두기로 했다.

바베지 CEO는 소매금융 사업의 출구전략과 관련해 “현재 이 사업 가치가 크고 외부의에서 사려고 하는 수요도 높다”고 말하면서도 구체적인 방식은 언급하지 않았다.
피터 바베지 씨티그룹 아시아태평양 CEO[씨티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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