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개인 중고거래도 규제하려는 공정위

안승찬 기자I 2021.03.26 06:00:00
[이병준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에 전자상거래법 전부개정안을 마련해 입법예고했다. 현재 중고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과 관련해 문제 된 조문은 개정안 제29조다. 개인 간 전자상거래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규정이다. 이 규정은 거래를 목적으로 한 온라인 플랫폼 운영자에게 분쟁이 발생한 경우 소비자에게 신원정보를 제공해 분쟁의 해결에 협조해야 하며 결제대금예치(에스크로우) 제도를 이용할 수 있음을 플랫폼 이용자들에게 알리도록 하고 있다. 조문의 타당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첫째, 현행 전자상거래법과 개정안은 전자상거래의 신뢰는 판매자의 신원확인의무, 에스크로우 제도 및 이용후기를 통해 확보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 전자상거래에서 플랫폼 이용자들의 신뢰성 확보는 플랫폼을 통해 형성된 시장에서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따라서 거래 플랫폼 운영자들과 그 이용자들은 스스로 시장의 신뢰성 확보에 자체적으로 많은 노력을 하게 된다. 당근마켓에서는 기본적으로 가입시 전화번호를 확보하고 지역사회 기반으로 거래가 이루어진다. 지역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대면거래를 권장하고 있으며, 어느 정도 신뢰가 확보됐거나 확보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자들만 비대면의 배송방식을 취한다. 이러한 측면을 고려하면 개인 간 거래에서 당사자의 신원확인의무는 다양한 방식의 신뢰확보 수단을 획일화하는 측면이 있다.



둘째, 선진법제에서는 개인 간 거래에서 신원확인의무를 전자상거래법처럼 강제하는 입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기존 유럽연합의 입법은 거래 플랫폼에서 전자상거래 사업자가 제공하는 정보만을 일방적으로 수집하기만 하면 되었다. 그러나 최근에 발표된 디지털 서비스 법안에서는 거래 플랫폼은 전자상거래 사업자가 제공한 신원정보의 정확성을 확인하고 적합한 정보가 아닌 경우 해당 판매자에게 정보의 수정요청 후 불응 시 서비스의 제공을 중단해야 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다만 이 규정에서 사업자의 신원정보를 확보하라고 할 뿐, 개인 간 전자상거래에서 개인의 정보를 확보할 것을 규정하고 있지 않다.

셋째, 사업자의 경우에는 사업자 등록 내지, 전자상거래 사업자로서 등록을 하고 이러한 공적인 등록시스템을 통하여 거래 플랫폼이 확인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한다. 이러한 방식의 확인 절차를 따르도록 하라는 것이 유럽연합 디지털 서비스법이 요구하는 확인 방법이다. 현재 개인판매자가 가입할 때 전화번호를 통한 본인확인이 가능하지만, 주소와 전자우편주소의 진위까지 확인하기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현행법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고 있는 법률로 볼 수 있다.

넷째, 당근마켓처럼 개인 간 전자상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플랫폼은 공유경제를 실현하고 있다. 공유경제는 자원의 절약과 신뢰사회 형성 등 긍정적인 사회적 효과를 갖는 새로운 경제모델로서 장려를 받아야 하는 사업모델이다. 강한 규제를 받기 보다는 규제 완화가 이루어져야 하는 영역이다. 성장하고 있는 스타트 업 플랫폼에 대하여 과도한 의무 부과는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사업자와 소비자 사이의 전자상거래와 달리 개인 간 전자상거래에서 신뢰성 확보는 온라인 거래 플랫폼 경제의 당사자들에게 맡기는 입법적 자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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